공식 데뷔는 2013년. 준비 과정을 거쳐 3년 후인 2016년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연극 '렛미인' 오디션에 합격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오승훈은 그 해 '연극계 아이돌'로 급부상하면서 눈여겨 볼만한 신인 배우로 단숨에 자리매김했다. 오승훈이 눈에 띈 이유는 신인 배우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안정적인 연기력 때문. 매력있는 비주얼에 데뷔 초부터 연기력을 인정 받으면서 오승훈은 무대를 넘어 브라운관과 스크린 데뷔까지 1년 새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는데 성공했다.
학창시절 농구선수의 꿈을 키우며 10여 년간 운동에 올인, 대학 역시 경희대학교 스포츠지도학과에 진학했지만 갑작스러운 부상은 오승훈을 좌절시켰고 결국 진로까지 변경하게 만들었다. "제가 나태해서 벌어진 일이죠"라고 잘라 말할 정도로 오승훈은 일찍 현실에 눈 뜬 케이스. '두 번의 실수는 없다'는 일념 하나로 스스로를 혹독하게 다룬 결과는 스크린 데뷔작을 주연작으로 꿰차는 기회로 돌아왔다. 허세와 잔꾀없이, 능력으로 자존감을 채우려는 당돌한 신인 배우이기에 앞으로 걷게 될 길이 '꽃길'로 펼쳐지길 열렬히 응원하는 이유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영화보다 체중이 엄청 감량된 느낌이다. "영화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턱이 턱이….(웃음) 사실 촬영을 할 때도 계속 다이어트를 했다. 조감독님이 식사 시간에 '승훈씨 식사 하셔야죠'라고 하면 저 멀리서 방은진 감독님이 '안돼!'라고 소리치셨다.(웃음) 영화에 더 예쁘게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다."
- 2017년 초 올해를 빛낼 루키로 꼽혔다. 1년을 어떻게 보냈다고 생각하나. "지난해 12월 이이경·이원근 씨와 영화 '괴물들'을 촬영했는데 아직 오픈되지 않았다. 드라마·예능에 연극까지 작품은 6~7개 정도 한 것 같다. 드라마 '피고인'이 있었고 연극 '나쁜자석' '엠 버터플라이', 예능 '버저비터', 영화 '메소드'에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 '의문의 1승'까지 내 딴에는 진짜 열심히 살았다. 특히 연극은 2개월~4개월 정도 연습을 하니까 숨 쉴 틈이 없었다."
- 바빠서 행복했을 것 같은데. "맞다. 정신이 없어서 행복했다. 오디션만 보고 살 때,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노력했을 때도 좋았지만 그래도 연기자인데 맨날 운동하고 살빼고 있으려니 몇 년은 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연기하고 싶은데 못하니까. 엄청 목말라 있었기 때문에 요즘은 무대인사 등 어디를 가든 '행복하다'고 말한다. 진심이다." - 오디션은 몇 번이나 봤나. "못해도 100번 이상 봤을 것이다. 앞으로도 볼 예정이고. 오디션을 보고 나올 때마다 '난 이거 왜 하지?'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러면서 집에 가면 또 영화보고 드라마보고 있다. 무대에 올라가서 연기하고 싶고, 연습실에 가고 싶다. 매 순간 관두고 싶지만 매 순간 연기하고 싶다."
- 조언을 구하거나 의지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일단 같은 소속사 선배이자 연기 선생님인 조한철 선배님이 계신다. 진짜 최고다. 요즘은 박성웅 선배님께도 많이 의지하고 있다."
- 언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나. "현장에 가서 '큐' 사인이 떨어질 때. 새벽부터 일어나서 준비하고 현장까지 가는 과정은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는 피곤함에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데 카메라 앞에 서는 그 순간이 너무 너무 행복하다. 모든 피곤함을 다 해소시켜 주는 것 같다." - 원래부터 배우 꿈을 꿨다 말해도 될 정도로 천성인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은 연기가 재미없으면 못 견딜 것 같다. 신인 배우는 매해 쏟아지고, 이미지 관리에, 몸 관리, 오디션 준비, 그리고 연기로 생계를 꾸릴 수 있을 때까지는 먹고 살기위해 아르바이트도 꾸준히 해야 한다. 어떤 직업이건, 어떤 일을 사람이건 누구나 그렇겠지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절제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식욕이든, 이성관계든 뭐든.(웃음) 나는 그렇더라."
- 연애까지 일부러 절제하는 것인가. "음…. 좀 과장해 말하긴 했지만(웃음) 절제한다. 사실 절제하고 싶지는 않은데 인연이 없다. 하하."
- 신인배우라 해도 마음가짐이 여느 배우들보다 옹골차다. "단순한 연예인, 스타가 되고 싶지는 않다. 잘해서 동료들, 선배들에게 인정받는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 내가 아직 많이 몰라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 역시 '진짜 배우'가 뭔지는 앞으로 계속 찾아갈 생각이다." - 애정을 받는만큼 책임감과 부담감도 커질텐데.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오래 전부터 날 봐주셨던 팬들에게는 아무래도 더 그렇다. 근데 그걸 안고 살면 못살 것 같다.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테고 그래야 할텐데.(웃음) 그 순간에 꼭 해야 할 것이 뭔지 집중하고 책임지는 능력도 키워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영우와 또 다른 인물을 빨리 만나서 잔망스러운 모습들, 귀엽고 멋있는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 기사나 댓글도 챙겨보나. "댓글은 최대한 안 보려고 한다. 기사는 다 찾아 보는데 댓글까지는 안 본다. 기사를 누르면 댓글이 몇 개 달렸는지 위에 뜨지 않나. 그것조차도 안 보려고 한다.(웃음) 그 중에서 기분 좋았던 댓글은 역시 '연기 너무 잘한다.'는 댓글이었다. '어떻게 신인 배우지?'라는 평도 감동했다. '좋아요'를 누를까 하다가 혹시 들통날까봐 참았다. 하하."
- '절대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와 다짐한 것이 있다면. "음…. 부모님을 속상하게 만들 수 있는 모든 것? 아마 많은 포괄적인 것들이 있을 것이다. 죄책감 드는 행동은 절대 안 한다. 예전에 아버지께서 '남자가 외박도 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는데 담배는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그거 딱 하나 부탁하셨다. 지금까지 철저하게 지키면서 산다. 그리고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아무래도 유혹을 많이 받게 되지 않나. 나 역시 그렇다. 그 때마다 '어, 이걸 하면 엄마가 어떻게 생각할까'를 떠올린다. 아들이 창피해 부모님이 낯부끄러워 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와의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