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황소영의 방궁너②] 박성용 카메라감독 "'그사이' 원진아 열연에 같이 울어"


'방송, 궁금하다 너.(이하 '방궁너')'

방송 종사자들도 속속들이 해당 직업의 특성과 업무 분담에 대해 상세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로 연예계에서 7년째 밥벌이를 하고 있는 기자 역시 다양한 방송 관련 직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직접 나섰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을 만나 해당 직업의 특성과 에피소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이야기를 들어 보고자 마련한 코너. 방송이 궁금한 이들이여, '방궁너'로 모여라.
 
여덟 번째 주인공은 KBS 2TV '드림하이' 조연출로 방송에 입문, 3년간 CG 슈퍼바이저 일을 하다 '태양의 후예' 비주얼 디렉터를 거쳐 tvN '도깨비' 카메라 감독을 시작으로 11일 첫 방송되는 JTBC 월화극 '그냥 사랑하는 사이(이하 '그사이')' 촬영을 맡고 있는 박성용 카메라 감독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현재 '그사이'를 부산에서 촬영하고 있다. 감정적으로 밝은 드라마는 아니지만, 너무 우울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감독님과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무작정 무겁게 그리지는 말자고 얘기했다. 그래서 밝게 찍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 무대가 공사장이다. 공사장이니까 예쁠 수가 없는데 어느 순간 신을 찍는데 감정이 맞아서 그런지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이 있더라. 원진아씨가 2부에 감정을 터뜨리는 신이 있었는데 그 신을 찍을 때 느낌이 좋았다. 감정적으로 격한 신이었는데 공감하면서 같이 울었다. 찡한 감정이 오면서 확신이 생겼다. 배우의 감정을 같이 느끼면 뭔가 뿌듯하다."
 
- '그사이' 촬영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사이'는 비루한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얘기인데 상처받은 사람들 얘기를 무채색에 그리긴 싫었다. 과거나 현재에 있어서 감정을 예민하게, 섬세하게 그리고 싶었다. 선명하게 보이면서도 소프트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애매한 경계라 어렵더라. 그래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용한 적 없는 프리모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첫 시도다. 제작사분들과 JTBC에서 허락해 줘 그 렌즈로 촬영하고 있다. 비싼 렌즈다. 타 작품과 차별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촬영 감독은 대부분 프리랜서인가.
"프리랜서다. 작품당 계약을 하는데 보통 일당으로 생각하면 된다. 일용직에 가깝다. 회에 따라 돈을 받는다. 미니시리즈가 100일 회 차면 100일에 대한 돈을 받는 시스템이다."
 
- 처음 시작할 때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회사 생활이라고 하면 CG 회사가 유일하다. 3~4년 정도 일했다. 나머지는 프리랜서로 활동해서 연봉이라는 개념이 없다. 일할 때 돈이 생기기 때문이다. 단순히 월로 치면 일반 회사에 다니는 분보다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직업적 특성상 1년 내내 일할 수 없다. 평균적으로 보면 조금 낮을 수 있다."
 
- 카메라 감독으로 활동을 하려면.
"방송국 공채 시험을 봐서 들어가는 루트가 하나 있다. 다른 한 가지는 방법은 현장에서 일하면서 감독님들과 친분을 다진 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알리는 것이다. 아니면 제작사의 추천이 필요하다. 결국은 실력이 기본 바탕이 된 상태에서 인맥이 추가돼야 한다."
 
- 꿈꾸던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학교에 들어갔을 당시엔 이 일이 멋있게만 보였다. 현장은 열악했다.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몸이 고되다. 체력과 싸움이다. 개선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개선될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현장 자체가 너무 힘들다. 이상과 괴리감이 가장 컸다."
 
- 포기할 수 없는 이 직업의 매력은.
"대본에 나온 감정을 배우가 표현했을 때 영상으로 그걸 공명하는 순간을 맞았을 때다. 보는 사람이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때 선순환으로 공명하는 순간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 같다. '세상에 혼자 있지 않구나!' 그런 느낌을 받는다. 작품에 공감하면서 위로받게 되는 것 같다."
 
- 이 직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체력을 길러야 한다. 체력이 1순위다. 그리고 두 번째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촬영 감독이라고 해서 카메라만 연구하고 어떻게 찍을지만 고민하는 게 아니다. 인문학 책도 많이 보고, 감독 입장도 돼 봐야 하고, 배우 입장도 돼 봐야 한다. 다른 스태프의 입장이 돼 봐야 한다. 현장 총괄 역할을 한다. 스케줄을 소화하는 데 있어서 플랜도 짜야 하기에 다양한 파트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 5년 뒤 내게 한마디.
"5년 뒤에도 똑같은 직업을 잘 유지하고 있다면 고생했다고 한마디 해 주고 싶다."
 
황소영 기자
사진=박성용 제공
당신이 좋아할 만한정보
AD
당신이 좋아할 만한뉴스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지금 뜨고 있는뉴스
오피니언
행사&비즈니스
HotPho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