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한국시간)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여자핸드볼 선수권대회 9일째 러시아와 16강전에서 35-36으로 패했다. 2009년 대회 6위 이후 8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8강 진출을 노렸던 한국은 이날 패배로 아쉽게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돌아오게 됐다. 최종 순위는 24개 참가국 가운데 13위다.
세계 랭킹 10위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유일하게 5전 전승을 거둔 세계 2위 러시아를 맞아 명승부를 펼쳤다. 전반을 13-16으로 끌려간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5골 차까지 점수가 벌어지는 위기를 겪었으나 후반 막판 21-25에서 이미경(히로시마)의 연속 득점과 김보은(경남개발공사)의 골로 종료 13분여를 남기고 24-25까지 따라잡았다.
이후 피봇 강은혜(한국체대)를 활용한 공격에 나섰고 당황한 러시아가 반칙으로 이를 저지하면서 2분간 퇴장을 당한 틈을 파고들어 종료 7분여 전에 이미경의 득점으로 27-27, 동점까지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종료 3분 전 다시 이미경의 득점으로 29-28,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러시아와 한 골씩 주고받으며 접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경기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연장에 돌입한 한국은 끈질긴 추격전을 펼치며 팽팽하게 승부를 이어갔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34-34 동점에서 종료 2분을 남기고 러시아 안나 비아키레바에게 실점한 한국은 다음 공격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실책으로 상대에게 기회를 내줬다. 러시아는 종료 1분 전에 7m 스로를 얻었고 이를 다리야 사모키나가 득점으로 연결해 점수를 2골 차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고, 한국은 마지막 공격에서 류은희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더이상 따라잡지 못하고 패배로 경기를 마감했다.
부상으로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이탈한 주포 권한나(서울시청)의 공백이 컸다. 강재원 감독은 "승패를 떠나 아쉬움 없는 경기를 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했다. 공수 전술을 통해 유럽 선수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점과 차세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소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