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현진영이 아내에게 꽉 잡혀 사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13년 연애 끝 결혼에 골인한 그는 '아내바보'였다. '어떻게 하면 아내가 웃을까'를 생각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전해주는 남자였다.
1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는 현진영의 일상이 공개됐다.
현진영은 "한 달 용돈 40만 원이다. 그 이상은 안 준다"고 토로했다. 아내가 3만 원을 내걸고 춤을 부탁했다. 자존심을 내려놓은 현진영은 "노래 1절만 부를 거야"라고 말하곤 애교 넘치는 춤과 노래로 아내를 즐겁게 했다.
아내와 만난 지 18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애정이 넘쳤다. "아내 옆에 있음으로써 비빌 구석이 있다는 안정감이 있다"고 고백했다.
28년 전 힙합 가수로 각광받던 그의 무대는 재즈바로 바뀌었다. 2006년 재즈 힙합 앨범을 낸 후 재즈에 집중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최초의 재즈 밴드 트리플A의 멤버 고 허병찬이었다. 아버지는 1세대 재즈 피아니스트였다. 노래를 보다 진정성 있게 대하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진영은 절친한 형 박남정을 만났다. 두 사람은 찔질방으로 향했다. 한때 소녀 팬들을 울리고 웃겼던 20세기 오빠들의 만남이었다.
박남정은 "이상하게 예전에는 연말에 일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별로 없다. 그냥 잔다. 뭔가 할 일을 많이 찾아보고 있는데 못 찾겠더라. 인기가 떨어져서 그렇다"고 말했다.
둘이 합쳐 99세인 찜질방 메이트. 현진영이 "무릎에 물이 차고 그러진 않느냐"고 묻자 박남정은 "그런 건 없다"면서 "원래 금년 말까지 춤을 추려고 했다. 근데 춤이 되어서 내년까지 추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현진영과 아내는 경제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평소 애정 넘치던 부부 사이가 냉랭해졌다. 현진영은 "작곡가들을 입봉시키고 작곡가를 프로듀서까지 만드는 그런 작업을 했었다. 회사를 차렸다. 매일 같이 회식했다. 몇십 명씩. 내 주머니돈에서 돈이 나갔다. 빚이 생겼다. 그렇게 작곡가 양성사업이 실패로 끝났다"고 말했다.
아내는 최악의 상황에서 그의 곁을 지켰다. 가압류 딱지를 다 버리고 2012년, 2013년 이렇게 두 개는 가지고 있다는 아내. "앞으로 이런 일은 없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현진영은 "아내가 내 악기만 나중에 사줬다. 압류가 붙은 상황에서 경매가 붙었을 때 돈을 구해서 악기만은 지켜줬다. 그래서 악기는 안 빼앗겼다. 나 자신이 너무 싫었다. 한심하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의류업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일을 쉬고 싶지만 생업이기에 쉴 수 없었다. 과거 연기자로 활동했던 그는 남편이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한 가지는 포기해야 했다. 사람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그 선택에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3년 연애 끝 2013년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 현재 2세를 위해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었다. 혼자만 덩그러니 있는 남편의 씁쓸한 뒷모습에 결혼을 결심했다는 아내는 묵묵하게 그의 곁을 지켰다. 그런 아내 곁에서 현진영은 아내바보로 살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