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SNL 코리아'를 통해 미친 존재감을 자랑하며 매주 토요일을 유쾌하게 물들였던 것에 이어 본격적인 연기 도전에도 나섰다. MBC 예능극 '보그맘'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혔다. 특히 MBC 17기 공채 개그우먼 출신인 그에게 고향에서의 시트콤은 더욱 큰 의미를 남겼다. 첫 대본리딩날 감격스러워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을 정도로 뜻깊은 도전이었다. 두 프로그램을 동시에 떠나보낸 정이랑은 애착이 컸던 만큼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정이랑은 "동시에 두 프로그램이 끝나니 공허한 상태였다. 'SNL 코리아'의 경우 6년 가까이 해온 프로그램이다 보니 더 공허함이 클 수밖에 없다. 공허함이 2배가 된 것 같다. 너무도 일하고 싶다. 언제든 일을 기다린다"면서 특유성 적극성을 자랑했다.
망가짐에 있어서 거침이 없고, 역할에 몰입해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그래서 보면 볼수록 더 아름답고 자체 발광하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SNL 코리아' 같은 경우 시즌9으로 종영됐다.
"진짜 일주일 넘게 '멘붕'했다. 남자친구랑 헤어진 느낌이다. 가족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보그맘' 들어갈 때도 'SNL 코리아' 식구들과 상의하곤 했다. 전략을 같이 짰다. 함께 응원도 많이 해줬다."
-진짜 시즌10 계획은 없는 것인가.
"이번엔 진짜 얘기가 없다. 전엔 할 때 '없어질 것 같아' 정도였는데 이번엔 '진짜 없어지잖아'라는 단호함이 있었다. 마음을 비우고 있다."
-정이랑을 검색하면 '정이랑 욕', '레드준표'란 관련 검색어가 뜬다.
"평소 욕을 많이 하느냐고 많이들 물어보는데 어렸을 때 욕을 진짜 달고 살았다. 누구나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지금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이라 아이 앞에서 입조심을 한다. 욕 비슷한 발언을 하면 벌금 만 원씩 내자고 해서 남편과 벌금을 내면서 고치고 있다. 많이 고쳐졌다."
-레드준표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없나.
"원래 그 코너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역할을 맡았다. 연습을 진짜 많이 했는데 촬영 바로 전날 홍준표 전 국회의원 역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 진짜 촬영장 가면서 연습했다. 그나마 남편이 경상도 사람이라서 말투나 억양이 비슷했다. 도움이 됐다. 남자 표정을 지어야 하는데 너무 심하게 해서 미간 주름이 생길 정도였다. 경련 일어날 뻔했다."
-망가짐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
"전혀 없는 것 같다. 개그우먼이라는 직분에서 못 웃기는 것보다 망가져서라도 웃기는 게 낫다. 간혹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그런 개그는 지양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사람들이 날 보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마음이 편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SNL 코리아'를 하면서 천재적인 능력에 놀란 사람이 있나.
"세윤이는 진짜 천재다. 대본을 보면 후다닥 얘기를 만들어낸다. 그 이후 대본을 안 보고 다른 일을 해도 완벽하게 소화한다. 신동엽 선배나 (안)영미도 말할 것이 없다. 반대로 (정)상훈 오빠와 나는 노력파다. 조용한 곳에서 연습하고 온다. 손에서 대본을 놓지 않는 스타일이다. 특히 나는 연구해오지 않으면 무대에서 아무것도 못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엄청나게 노력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태권도 관장이었던 남편과 2013년 10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20살 때부터 친구였다가 23살 때 군 제대하자마자 사귀었다. 32살 때 결혼했다. 한 번도 안 헤어졌다. 연애하면서 2년 동안 떨어져 있었는데 1년에 두 번씩 미국과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연애했다. 첫사랑과의 결혼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다시 태어나도 만나고 싶다. 물론 남편 의사는 모르겠다.(웃음)"
-현재도 그럼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나.
"베트남으로 여행 갔는데 맛있는 쌀국수가 있더라. 너무 맛있어서 전파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2년에 거쳐 비법을 전수받아 요식업계 사장님이 됐다. 일산에 차렸다가 좋은 자리가 있어 홍대로 진출했다. 현재는 강남에 분점을 내려고 준비 중이다."
-어떤 아내이자 엄마인가.
"아내로서는 100점인 것 같다. 남편은 내가 정답이라고 한다. 내가 혼란스러워할 때 남편은 나와 노는 게 재밌다면서 순수하고 착하다고 그게 다라고 정답이라고 하더라.(웃음) 엄마로서는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늘 부족하고 잘해주지 못한 것에 미안하다. 복잡할 땐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많이 안아준다. 아이와 약속한 건 빨리 커서 여행을 많이 다니자는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더 일해야 한다."
-둘째 계획은 없나.
"셋 정도는 낳고 싶다. 혼자 놀면 불쌍하기도 하고 이왕 낳았으면 둘, 셋은 있고 싶다."
-향후 목표나 바라는 점은.
"일하고 싶다. 연기에 대한 갈증은 어렸을 때부터 있었으니까 실컷 하고 싶다. 예능도 없어서 못 한다. 여행도 좋아하고, 여행 프로그램도 하고 싶은데 섭외가 안 들어온다. 여행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데 연락 기다리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