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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의 갓모닝] 657. 100년의 준비
1897년 독립협회는 영은문과 모화관을 철거하고 돌로 된 큰 문을 만들었다. 그것이 독립문이다. 영은문과 모화관은 청나라 사신이 오면 영접하는 장소였다. 독립협회는 국민들의 기부금으로 프랑스의 개선문을 본뜬 독립문을 완성했다. ‘독립문’이라는 글씨는 친일파 이완용이 썼다는 설이 있다.
독립문은 청나라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건축물이었다. 서재필 이승만 등이 활동한 독립협회는 이후 꾸준히 조선의 역사에서 중국을 지워 나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완용 등 친일파의 활동을 막지 못했고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
35년의 일제강점기 동안 독립문이 철거되지 않은 이유는 일본이 아닌 청나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세워진 문이기 때문이다. 이 문을 세우고 100년 동안 우리나라는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897년부터 50년 동안 일본의 지배 아래에 있었고, 1947년부터 50년 동안 미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던 것이다. 그 백 년이 끝나는 시점인 1994년 한국은 중국과 정식 국교를 맺으면서 점차 중국의 영향권으로 들어가게 됐다.
이번 방중 외교를 두고 '굴욕 외교'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은 한국을 국가로 대우해 준 적이 없었다. 자국의 성 중 하나로 여겼을 뿐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한국은 중국을 사대해 왔고, 중국은 이 사실을 늘 강조했다. 오죽하면 시진핑 중국 수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라는 망언을 했겠는가.
지난 100년 동안 우리는 잠시 중국의 영향력을 잊고 있었을 뿐이다. 현재 K팝·드라마·IT 등 한국의 문화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이것은 순전히 우리만의 착각이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으로 한국의 문화를 사들이고 있다. 그들은 철저하게 실리에 따라 움직인다.
더 이상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한국과 장사에서 깨끗하게 손을 뗄 수 있다. 대만에 그랬듯이 말이다.
중국은 강대국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이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대중 외교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한마디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시기다. 지난 100년간 중국을 잊고 살았다면 앞으로 100년은 중국과 맞서야 할 시기다. 이 100년을 어떻게 보내냐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
물론 중국 측에도 변수는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극히 강할 때 분열됐다. 전 세계를 정복했던 원나라도, 문화적으로 융성했던 한나라도,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청나라도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무너졌다. 그 저변에는 민중의 저항이 있었다. 중국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자유를 향한 민중들의 움직임이다. 우리의 촛불 시위 같은 것 말이다. 만약 어떤 계기로 민중운동이 촉발된다면 중국 정부가 손쓸 겨를도 없이 중국은 빠르게 분열될 것이다. 이때를 대비해 한국은 옛 간도 지역, 현 동북삼성 지역을 우리나라로 재편입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우리가 걱정해야 할 부분은 중국의 원자력발전소다. 현재 중국의 원전들은 모두 한국 서해안을 향해 지어지고 있다. 만약 이 중 단 한 기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이로 인한 한국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앞으로 이 지역에 원전 120기 이상을 건설할 예정이다. 하루 속히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의 핵보다 중국의 원전이 우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중국과 싸움은 이제부터다. 경제력을 가진 남한과 무궁한 잠재력을 가진 북한이 힘을 합쳐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