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티스트 겸 방송인 낸시랭은 왕진진(본명 전준주)가 어떤 사람이든 사랑한다는 건 '팩트'였다. 논란을 잠식시키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고 장자연 사건과 연결되며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낸시랭은 30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남편 왕진진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동안 불거진 의혹들을 해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기자회견은 적잖은 파장이 예상됐다. 사생활 문제를 넘어서 왕진진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논란도 포함돼 있기 때문.
이날 기자회견의 진행은 낸시랭의 지인이 맡았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별도의 법무팀은 동행하지 않았고 팩트를 위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기본적인 취지에 대해 판단해달라"고 설명했다.
일단 낸시랭은 남편 왕진진을 너무 믿고 있었다. 왕진진이 "'전자발찌를 착용했다'는 데에 궁금증이 있는데 행위에 있어서 발찌를 착용하고 있다 없다에 대한 부분이 왜 궁금한지 모르겠다"며 "오래전부터 함께 사랑해왔다.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만남이 끊기고 상황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는 환경에서 좋은 인연이 허락돼서 재회를 하게 됐다"고 말할 때마다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낸시랭은 "팩트만 말하겠다"며 왕진진에게 질문이 쏟아질 때도 "팩트만 말하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은 취재진과 왕진진의 고성도 넘나들었다. 왕진진이 고 장자연의 이야기를 꺼내며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지난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장자연이 생전에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며 언론사에 제보했다가 조작을 판정받은 바 있다. 당시 왕진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감정 결과 장자연의 친필이 아닌 왕진진의 자작극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이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고 장자연을 만난 적 있냐는 질문에 왕진진은 계속 대답을 회피다다가 마지못해 "고 장자연은 전북 정읍이 고향이다. 그와는 10대 때 많이 만났다"며 "고 장자연에게 받는 편지를 갖고 있고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고, "기관 내부에서 적지 않은 편지와 분실을 당했다"며 "자꾸 창작이라고 해서 불쾌한데 이 일로 나는 24시간 CCTV 감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자들은 원본 편지 공개를 요청했고, 왕진진은 "고 장자연한테 받은 편지가 '창작'이라는 말을 들을 땐 기분이 불쾌했다. 단연코 창작한 적 없다"며 "실제로 장자연에게 받은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억울한 부분이 많다. 정신 이상자로 내몰리는 것도 사실 힘들었다. 와이프가 사기에 휩싸인 사람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왕진진은 해당 편지를 사법기관에 제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런 왕진진의 모습에 취재진은 "책임질 수 있어요?", "그게 사실이 아니면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이야"라고 격하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왕진진은 고 장자연과 관련한 계속된 질문에 불쾌함을 표현했다. 그는 "억울한 부분이 많다. 정신 이상자로 내몰리는 것도 사실 힘들었다. 와이프가 오해의 소지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전과자는 떳떳하게 결혼하라는 법이 없냐. 행복을 전제에 깔아놓고 살고 싶다"며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낸시랭은 '사랑'을 강조했다. 그는 "남편 왕진진은 재회하게 돼서 사랑하고 아끼고 결실을 맺고 싶어서 혼인신고를 했다. 여러분처럼 행복하고 열심히 부부로서 잘 살고 싶다"며 "우려하시는 모든 부분에 대해 다 알고 있다.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하면서 들었다. 초혼으로 시작하게 됐다. 결혼을 축복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왕진진은 홍콩 재벌 아들, 유명한 오락실 업자의 숨겨진 아들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모두 거짓이었고 전과 10범에 1999년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구속돼 4년형을 선고받았다. 출소 3개월 만에 같은 죄로 구속돼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 교도관을 폭행한 죄로 15개월 형이 추가된 바 있다. 최근에는 억대 사기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낸시랭과의 결혼이 알려진 이후 왕진진에겐 사실혼 관계의 여성이 있으며, 특수강도강간 혐으로 총 12년간 교도소에서 복역 후 현재 전자발찌를 차고있다는 보도가 이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