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KIA와 두산, 롯데의 키플레이어인 한승택(왼쪽부터), 함덕주, 박진형. IS 포토 1982년에 시작된 프로야구는 '개띠'와 인연이 깊다. 2018년은 1994년과 2006년을 거쳐 프로야구 태동 이후 맞이하는 세 번째 개의 해다. 의미가 작지 않다. 무술년의 무(戊)는 황색, 황금색을 뜻한다. 12지(支) 중 열한 번째인 술(戌)은 개를 의미한다. 2018년을 '황금 개띠의 해'라고 부르는 이유다. 내년 프로야구에선 어느 해보다 개띠의 활약이 중요할 전망이다.
KIA 한승택(1994년) 2018년 KIA 주전 포수는 김민식이 유력하다. 지난해 4월 SK에서 트레이드로 영입된 김민식은 단숨에 안방을 차지하면서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백업 한승택의 역할도 중요하다. 김민식의 출전 시간을 양분해 주면서 체력을 안배해 줘야 한다. 정규 시즌 144경기를 포수 1명으로 치르는 건 불가능하다. 2013년 1군에 데뷔한 한승택은 경찰야구단에서 복무한 뒤 2016년에 복귀했다. 2017시즌 개인 최다인 96경기를 뛰면서 ‘수비형 포수’의 가능성을 보였다. 2군 유망주 이정훈이 상무야구단 복무가 확정되면서 한승택의 어깨가 더 무겁게 됐다.
두산 함덕주(1995년 1월) 두산이 기대를 거는 왼손 투수다. 2016년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침을 보였지만 지난해 35경기에 등판해 9승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7로 반등에 성공했다.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과의 재계약을 하지 않은 팀 사정을 고려하면 함덕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하위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져줄 필요가 있다. 함덕주가 제 몫을 해준다면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한층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시즌 이후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선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경험에 경험을 더했다.
롯데 박진형(1994년) 모처럼 롯데가 발굴한 불펜 자원이다. 지난해 데뷔 첫 10홀드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9월 이후 등판한 11경기에서 12⅔이닝 21탈삼진 무실점으로 2018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경험이 많은 윤길현과 장시환의 피칭이 들쭉날쭉한 것을 고려하면서 박진형이 중심을 잡아 줄 필요가 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중반에 불과하다.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진 못한다. 하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을 적절하게 섞으면서 완급 조절을 한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에 앞서 7회와 8회를 책임질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카드다.
변화가 많은 NC를 이끌어야 하는 김경문 감독. IS 포토 NC 김경문 감독(1958년) NC는 변화가 많다. 6년 넘게 팀을 이끈 이태일 사장이 사퇴했다.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베테랑 이호준이 은퇴했고, 2013년부터 원년 멤버로 뛴 에릭 해커가 팀을 떠났다. 주전 포수 김태군은 입대(경찰야구단)를 했다. FA였던 손시헌과 이종욱, 지석훈이 모두 잔류했지만, 팀의 무게중심은 '젊은 피'로 향한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구창모, 장현식을 중심으로 마운드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포수도 신진호와 박광열 등이 무한 경쟁에 들어간다. NC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매년 꾸준한 성적을 냈다. 2018년엔 진짜 시험대가 열린다. 믿을 건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이다.
SK 채병용(1982년) SK 불펜은 지난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63으로 리그 평균인 5.15보다 높았다. 백전노장 채병용이 무너진 게 컸다.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80이닝 이상을 소화한 후폭풍이 거셌다. 4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6.84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 서진용과 박희수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불펜이 추풍낙엽처럼 흔들렸다. 2018년엔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 불펜 자원이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채병용이 중심을 잡아 줘야 한다. 박정배에게 과도하게 쏠린 책임감을 채병용이 나눠 줄 필요가 있다.
유강남을 뒤에서 백업해야 하는 정상호. IS 포토 LG 정상호(1982년) FA로 영입했을 때의 기대감은 거의 사라졌다. 정상호는 2015년 겨울, FA 총액 32억원에 계약하며 SK를 떠나 LG에 입단했다. 하지만 2년 동안 연평균 78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그사이 유강남이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2018년 LG 주전 안방마님은 유강남이 맡을 게 유력하다. 하지만 정상호가 뒤를 받쳐 줄 필요가 있다. 유강남은 나이가 젊지만 그만큼 경험이 부족하다. 1군 통산 출전이 360경기다. 1017경기를 소화한 정상호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라는 DNA를 유강남에게 이식해 줘야 한다. LG 포수의 세대교체, 정상호의 역할이 중요하다.
넥센 조상우(1994년) 2018년 넥센 마운드의 키 플레이어다. 오른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여파로 인해 2016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복귀 첫 시즌이던 지난해 13경기에 등판해 5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87을 기록했다. 시즌 중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고, 7월 4일 고척 한화전 이후 시즌 아웃되는 어수선한 상황이 계속됐다. 큰 문제가 없다면 내년 시즌 마운드에 오르는 데 걸림돌이 없다. 넥센 입장에서도 조상우의 복귀가 절실하다. 지난 시즌 김세현이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면서 발생한 공백을 채워 줘야 한다.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조상우는 마무리 투수 첫 번째 후보다.
한화 하주석(1994년) 유망주의 알을 깨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110안타 이상을 때려 냈다. 두 해 모두 두 자릿수 홈런까지 기록하면서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약점으로 지적받은 실책 수(19개→9개)까지 큰 폭으로 줄였다. 공수에서 2018년 한화 성적의 키를 잡고 있다. 공격에선 윌린 로사리오가 빠지면서 발생한 화력 공백을, 수비에선 센터 라인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안정감 있게 유격수 수비를 소화해야 한다. 특히 유격수 대체 자원이 사실상 전혀 없는 팀 사정을 고려하면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게 중요하다.
한화와 kt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하주석(왼쪽)과 심재민. IS 포토
삼성 김상진 코치(1970년) 삼성은 개띠와 연관된 선수가 거의 없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굳이 꼽자면 김상진 코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군에서 투수코치를 맡은 김상진 코치는 2군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2018년 삼성 1군 투수 파트는 오치아이 에이지와 정현욱 코치가 이끌 예정이다. 삼성은 최채흥, 양창섭, 최지광 등 투수 유망주가 꽤 있다. 2군에서 어떤 육성을 보여 주냐가 미래의 희비를 엇갈리게 할 요인이다.
kt 심재민(1994년) kt는 왼손 계투 라인이 약점이다.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권 3개를 모두 왼손 투수(조현우 금민철 김용주)에 사용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베테랑 윤근영과 홍성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약점이 도드라졌다. 심재민의 발굴이 더욱 인상적인 이유다. 심재민은 지난해 62경기에 등판해 13홀드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 육박했지만, kt 불펜 사정을 고려하면 준수한 모습이었다. 심재민마저 무너졌다면 왼손 계투 라인은 답이 없었다. 2018시즌에도 그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