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팀은 없다. 디펜딩 챔피언 KIA도 마찬가지다. 고질적인 약점을 해결하지 못한 팀, 선수의 이탈로 갑작스럽게 보완점이 생긴 팀도 있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수성과 도약을 위해 필요한 각 팀의 키워드를 정리한다.
KIA - 붙박이 클로저
KIA는 2017시즌 블론 세이브 18개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평균이 17개. 6~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기도 했다. 임창용이 시즌 초반부터 부진하며 계산이 틀어졌다. 후반기 마무리를 맡은 김세현은 투구 내용에 기복이 있다. KIA는 통합 2연패를 노린다. 견고한 뒷문이 구축돼야 한다. 김윤동의 성장이 관건이다. 포스트시즌과 국제 대회를 경험하며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선 젊은 마무리 투수가 필요하다.
두산 - 허리진 보강
타선과 선발진 모두 탄탄하다. 김강률과 이용찬이 지키는 뒷문도 견고한 편이다. 문제는 허리진. 좌완 투수 이현승이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정재훈, 김성배 등 베테랑 투수들도 떠났다. 김명신과 이영하, 영건 투수들은 2년 차 징크스와 싸워야 한다. 대비는 하고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 '파이어볼러' 최대성을 영입했다. LG와 FA(프리에이전트)를 계약한 김현수의 보상선수로 우완 유망주 유재유를 지명했다. 변수인 허리진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롯데 - 포수진 성장
2005시즌부터 주전 포수를 맡던 강민호를 삼성으로 떠나보냈다. 당장 주전 포수가 없다. 롯데는 "젊은 포수들을 성장시키겠다"고 했다. 주장 이대호도 "동기를 얻는 선수가 많을 것이다"고 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나종덕에게 기대를 건다. 좋은 신체 조건(키 186cm, 몸무게 100kg)을 갖고 있고 1군 경험도 쌓았다. 강민호의 보상선수로 지명된 나원탁도 기대주로 평가된다. 1군 출전 경험이 가장 많은 안중열도 있다.
NC - 토종 선발투수 분전
에이스 에릭 해커가 팀을 떠났다. 그동안 실패한 외인 선수가 드문 NC지만 변수를 안았다. 국내 선발투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일단 우완 장현식은 후반기 성장세가 뚜렷하다. 국제 대회 경험도 생겼다. 3선발 도약이 기대된다. 반면 옆구리 투수 이재학은 예전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2013시즌부터 4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했지만 2017시즌엔 5승(7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점도 매년 높아진다. 구단 차원에서 키우고 있는 좌완 구창모도 성장이 필요하다.
SK - 김광현 재기
SK는 2017시즌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 하지만 후반기 첫 20경기에서 15패를 당하며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7연패와 4연패를 한 번씩 당했다. 에이스는 연패를 끊어 주는 역할을 한다. SK는 에이스 없이 시즌을 치렀다. 김광현이 팔꿈치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8시즌엔 그가 돌아온다. 재활은 순조롭다.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투수들은 대체로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다. 관건은 경기 감각 회복이다. 김광현은 데뷔 뒤 처음으로 큰 수술을 받았다. 자신감 회복이 필요하다.
LG - 장타력 보강
LG는 2017시즌 팀 홈런(110개)과 장타율(0.400) 모두에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FA 최대어 김현수를 영입했지만 급격한 장타력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새 외인 타자에게 기대를 건다.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내야수 윤대영도 활력을 보탤 전망이다. 2017시즌 퓨처스 북부리그 홈런왕(24개)에 오른 선수다. 이형종, 채은성, 이천웅 등 외야진 리빌딩 주자들은 재도약이 절실하다. 김현수와 박용택이 만든 기회를 해결해 줄 타자가 나와야 한다.
넥센 - 박병호 기량
지난해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장정석 감독 체제로 맞은 첫 시즌이었지만 명확한 팀 색깔을 보여 주지 못했다. 돌아온 박병호가 재도약을 이끌 견인차로 기대된다. 그는 미국 무대에 진출하기 전 4시즌(2012~2015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선수다. 관건은 기량 회복이다. 2017시즌엔 메이저리그에서 1경기도 뛰지 못했다.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 A팀(로체스터) 소속으로 111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258 14홈런에 그쳤다. 실패 전력과 높은 기대감으로 커질 수 있는 부담도 털어 내야 한다.
한화 - 선발투수
공격력은 리그 중위권 수준이다. 하지만 매년 약한 투수진 탓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선발진이 약하다. 2시즌(2016~2017년) 연속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가 없다. 유독 퀵 후크를 자주 하던 김성근 전 감독의 투수 운용 탓도 있다. 하지만 두 자릿수 승 수를 기대할 수 있는 투수도 없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배영수가 토종 1선발인 자체가 문제다. 한용덕 감독 체제로 맞는 첫 시즌이다. 젊은 선수 발굴, 붙박이 선발투수 구성이 중요하다.
삼성 - 외인 투수
11승. 최근 2시즌(2016~2017년) 동안 삼성 소속으로 뛴 외인 투수 6명이 거둔 승 수다. 토종 에이스 윤성환은 올 시즌에만 12승을 거뒀다. 외인 투수의 부진은 2년 연속 9위에 그친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오프시즌엔 화려한 경력을 갖춘 투수를 영입했다. 지난해 빅리그에서 선발로만 20경기에 등판한 팀 아델만이 주인공. 105만 달러를 투자했다. 다른 외인 한 명도 아델만에 버금가는 경력을 갖췄다. 명가 재건을 향한 첫걸음이다.
kt - 젊은 투수
kt는 지난해 11월 FA 내야수 황재균을 영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3년 연속 10위에 머문 kt는 탈꼴찌를 노린다. 이제는 젊은 투수들이 전력에 힘을 보태야 한다. kt는 신생팀 특혜로 유망주 투수를 대거 모았다. 하지만 성장세가 더디다. 고영표, 정성곤, 류희운 등 선발진에 합류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모두 5점대를 넘겼다. 이들이 미래가 아닌 현재가 돼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