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이병헌 “‘션샤인’ 김태리와 연인 호흡, 내 연기엔 변함없다”

배우 이병헌(47)에게 2018년은 특별한 해다. 무겁고 진중한 옷을 벗고 10년 전 멜로드라마에서나 보여준 법한 가벼운 역할을 다시 입기 때문이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으로 새로운 행보의 첫 발을 내딛는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이병헌(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박정민(진태)의 이야기를 그린다. 조하는 거칠고 아는 것도, 가진 것도 없지만 따뜻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인물이다. 전작 '남한산성(황동혁 감독)'에서 충신 최명길을 연기했던 그는 코믹하고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남자 조하로 변신했다. 헤어스타일과 의상부터 손짓 하나, 몸짓 하나까지 같은 얼굴 다른 사람이다. 그의 최근 작품만 봐온 관객들에겐 낯설 수 있지만, 역시 이병헌은 어떤 캐릭터로도 잘 젖어든다. 요란하게 아이스크림을 빨아먹는 장면 하나로도 '연기 잘한다'는 감탄을 나오게 한다. '그것만이 내 세상' 후 오는 6월에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도 대중과 만난다. 20세 나이 차가 나는 배우 김태리와 연인 호흡을 맞춘다. 2018년 이병헌은 그 어느 때보다 말랑말랑하다.

>>②편에 이어서.

-여전히 새 작품을 할 때마다 긴장되나.
"선배들이 늘 정말 새롭고 긴장된다고들 하는데, 공감한다. 매번 긴장과 걱정의 형태가 다를 뿐이지 비슷하다."
 
-배우는 타고나는 것일까,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에 좋은 배우가 유독 많다고 생각한다. 재능이 많은 배우가 많다. 그들을 보면, 솔직히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지고 있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김태리와 호흡을 맞춘다.
"하루밖에 촬영하지 못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해도 되나 싶기도 하다. 김태리라는 배우 뿐 아니라 박정민과 김고은 등 우리가 눈여겨 보는 배우들의 공통점을 굳이 말하자면 대범함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겁내고 실수하지 않는다. 평소엔 예의바르고 선배 앞에서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대범해진다. 우리 어렸을 때와는 다르다. 그래서 멋있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오글거리지만 달콤한 대사들도 있나.
"지금 그래서 손이 안 펴진다.(웃음) 아직은 그런 대사가 없었다."
 
-김태리와의 20세 나이 차를 걱정하는 팬들도 있다.
"배우를 캐스팅 할 때 작가와 감독, 그들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다고 생각한다. 걱정이 있다고 한들 그렇다고 배우의 연기가 달라질 순 없지 않나."
 
-할리우드 활동 계획은.
"에단 호크의 연출작은 제작이 연기됐다. 투자가 아직 안 됐다고 하더라. 여전히 간혹 작품이 들어오면 검토는 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작품은 없다."
 
박정선 기자 [e-mail]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