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은-감강찬 조는 7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8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2018) 페어 부문에 단독 출전해 총점 139.54점을 받았다. 앞서 쇼트프로그램에서 51.88점을 받은 김규은-감강찬 조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과제 중 드로우 트리플 루프에서 한 차례 넘어지는 등 실수를 범했으나 87.66점을 받아 총점 139.54점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김규은과 감강찬은 연기 내용에 대해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김규은은 "만족스럽진 못했지만 이번 경험 계기로 다음번에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고, 감강찬 역시 "경기 내용은 아쉬웠지만, 아쉬웠던 만큼 평창 때는 더 멋지고 후회없는 경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최근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피겨스케이팅 남북 단일팀 발언'이 화제가 되며 난데없는 논란에 휘말렸다. 최 지사가 지난달 18일 중국 쿤밍에서 북한 4.25 체육위원회 체육원장(차관급)인 문웅 실무 총단장 등 북한 측 체육관계자들과 만나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제안하면서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남녀 싱글, 아이스댄스와 달리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페어팀은 개최국 쿼터를 받아 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과 북한이 단체전에서 단일팀을 구성할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따라 김규은-감강찬 대신 렴대옥-김주식이 개최국 쿼터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어 이 부분이 논란이 됐다.
올림픽이라는 꿈만 보고 달려왔던 김규은-감강찬에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김규은과 감강찬은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감강찬은 "아무래도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기 마련이다. 그래도 신경쓰다보면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니 선발전, 그리고 2주 후 대만에서 열리는 4대륙 선수권대회에 집중하려 한다"고 답했다.
김규은도 "내가 걱정하지 않도록 가족들도 관련된 얘기는 하지 않고 있다. 우리도 최대한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며 "우리 것에 집중하고 열심히 연습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들에게 다가오는 평창은 말 그대로 '꿈의 무대'다. 김규은은 "피겨를 시작했을 때부터 원하고 나가고 싶었던 무대가 올림픽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라며 벅찬 듯 숨을 골랐다. 감강찬 역시 "어렸을 때부터 언젠가 올림픽에 나가고 싶단 꿈으로 (피겨를)해왔는데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올림픽)은반에 서있을 때도 믿겨지지 않을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물론 이들을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김규은-감강찬은 평창에서 렴대옥-김주식과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 때 처음 만난 남북의 두 페어팀 선수들은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함께 훈련을 받으며 친해졌다. 김규은과 감강찬은 "두달 동안 같이 훈련하며 재밌고 좋았다"며 "파워풀한 스케이팅을 하는 선수들이고,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라 보면서 배우고 평창 나오면 같이 나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다시 만나면 반갑다고 인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규은-감강찬 조는 개최국 쿼터로 페어 종목 출전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의 공식적인 출전 여부는 평창 겨울올림픽 선수 등록이 마감되는 오는 29일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