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최고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초 올 상반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착공도 예상보다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열린 환경영향평가 수권소위원회 심의에서 ‘현대차 부지 특별계획구역 복합시설(GBC) 신축사업 계획안’이 재심의 결정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환경영향평가는 연면적 10만㎡ 이상 건축물을 지을 때 해당 건축사업이 주민 생활환경과 주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예측·평가하는 절차이다. 피해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수권소위원회에선 일조장애와 지하수 부문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GBC 주변 봉은사에서 일조권 침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온실가스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가 없었지만, 지하수와 일조장애 부분에서 현대차 측이 추가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져서 재심의 결정이 이뤄졌다"며 "회의 내용을 정리해 이르면 다음 달 초께 현대차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올 상반기에 공사를 시작해 2022년까지 글로벌비즈니스 센터를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재심의 결정으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서울시로부터 지적받은 문제를 수정·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열린 수도권 정비위원회 심의에서도 국방부가 비행, 레이더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해 재심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 지하구조물의 안전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는 구조굴토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착공 일정은 현대차그룹 측이 의견을 얼마나 빨리 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 평가서를 제출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재심의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위원들이 준 의견을 받아들여 평가서를 수정·보완하겠다"며 "올 상반기 착공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한국전력 부지 7만4148㎡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였다. 여기에 지하 7층~지상 105층 규모의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최고 높이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14m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