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먹고 단기간에 신장이 망가지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며 한국맥도날드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 사실상 맥도날드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회사 측과 임직원들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한국맥도날드 대신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햄버거 패티를 맥도날드에 납품한 패티 제조업체 대표 등 회사 관계자를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식품·의료범죄전담부(박종근 부장검사)는 13일 최모(37) 씨 등 4명이 한국맥도날드와 매장 직원 4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피해자들의 상해가 한국맥도날드의 햄버거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맥도날드 햄버거와 피해 사이의 인과 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 A(5)양의 어머니 최씨는 “2016년 9월 맥도날드 해피밀 불고기버거 세트를 먹고 HUS에 걸려 신장장애를 갖게 됐다”면서 한국맥도날드를 검찰에 고소했다. 이후 비슷한 취지로 피해 아동 4명의 추가 고소가 잇따랐다.
검찰은 햄버거가 미생물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조사하려 했지만, A양이 먹은 돼지고기 패티의 경우 병원성 미생물 검사를 한 자료가 없었고, 같은 일자에 제조된 제품의 시료 또한 남아있지 않아 오염 여부를 검증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직원의 업무 미숙이나 그릴의 오작동으로 패티 일부가 설익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피해자가 섭취한 돼지고기 패티가 설익었는지는 시료가 남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A양 고소 사건과는 별개로 한국맥도날드에 쇠고기 패티를 납품하는 M사가 장출혈성대장균(O157) 오염 우려가 있는 패티를 납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M사는 한국맥도날드가 사용하는 패티 전량을 공급하는 업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M사 경영이사 송모씨와 이 회사 공장장, 품질관리팀장 등 임직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장 출혈성 대장균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키트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온 쇠고기 패티 63t(4억 5000만원 상당)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또 DNA를 증폭하는 검사 방식인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에서 시가 독소(Shiga toxin) 유전자가 검출된 쇠고기 패티 2160t(시가 154억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도 있다. 시가 독소는 장 출혈성 대장균에서 배출되는 독소 성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