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뜨거운 감자는 단연 가상화폐다. 비트코인으로만 알려진 가상화폐는 이제 이더리움·리플·퀀텀 등 수많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코인을 통칭하는 말)의 범람으로 이어졌다. 특히 한국 시장의 비중은 세계 시장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가타부타 말이 많은 가상화폐의 앞날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전문가들 "가상화폐 시장 전망 밝아" 국내 가상화폐 거래가 급격히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가상화폐는 실체가 보이지 않아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알음알음 알려졌지만 큰 돈을 벌었다는 사례들이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큰 손'뿐 아니라 소액 투자자들까지 몰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안 발표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고려" 발언 등으로 가격 급등세는 크게 가라 앉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가상화폐 전망을 밝게 본다"며 "최근 큰 폭의 가격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가상화폐는 새로운 금융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며 "초반에는 가상화폐가 뭔지도 모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가치에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전문 애널리스트인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는 투기 세력 등으로 비정상적인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정상화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 이외에 라이트코인·스팀·에이다 등 다양한 알트코인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재 코인마켓앱에 상장된 전체 가상화폐는 900여 개다.
박 센터장은 "과거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다양한 인터넷 업체들이 생기고 없어지고 하기를 반복한 것처럼 가상화폐도 이 같은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현재) 상장한 코인은 전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가상화폐 시장이 고위험·고수익 시장이고 아직 기술 개발이 덜 된 가상화폐도 있다"며 "투자를 한다면 신중히 살펴봐야 하고 대장주 위주로 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결국 가치 제로될 것" 비관론도 여전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조금씩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14일 청와대는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된 국민청원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투명화하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로 상반기에 블록체인 산업발전 기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따로 봐야 한다는 관점을 조금 선회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에서도 지난 9일 공개형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정부는 말로만 허용한다고 하면서 제도를 만들기보다 이에 대한 책임을 은행에 떠넘기고 있다. 이 같은 간접규제를 멈춰야 한다"며 "현재 금지돼 있는 ICO(가상화폐 상장)를 가능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김현기 한국블록체인협회 사무국장은 "제도권 편입을 위해서는 가상화폐가 화폐인지 자산인지 그 성격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함께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고 이후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안정적인 장치를 마련해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견해도 여전히 많다. 대표적인 비판론자인 유시민 작가는 "가상화폐 시스템은 결국 중단되고 가치는 제로가 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며 "인류역사상 있었던 수많은 투기·사기 사건 중에 가장 난해하고 우아한 사기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도 "가상화폐의 결말은 좋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