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공식 6일차, 기다렸던 메달은 나오지 않았지만 윤성빈(24)이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하며 금메달 희망을 낳았다.
남자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윤성빈(24)은 15일 강원도 평창의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연달아 트랙 레코드를 작성하며 1~2차 주행 중간합계 1위(1분41초66)을 기록했다. 2위 러시아의 니키타 트레구보프(1분41초09)에 0.74초나 앞섰다.
윤성빈은 1차 주행에서 트랙 레코드인 50.28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3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가 세운 50초64를 무려 0.36초나 앞당긴 새로운 트랙 레코드다. 2차 주행에서 스타트 레코드(4초59)에 이어 50초07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또 다시 트랙 레코드를 작성했다.
'세계랭킹 1위' 윤성빈은 이번 올림픽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힌다. 2017-18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시리즈에서 5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쓸어담었다. 윤성빈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스켈레톤 황제' 두쿠르스는 1~2차 레이스 합계 1분41초23(3위)에 그쳤다.
스켈레톤은 16일 3~4차 주행을 하고, 1~4차 주행 기록을 모두 합쳐 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윤성빈이 3~4차 주행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면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다.
윤성빈에 가려 주목을 덜 받은 '동갑내기' 김지수도 1분41초66으로 6위에 올라 메달 획득의 희망을 갖게 됐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장거리 간판 이승훈(30·대한항공)은 감동의 레이스를 펼쳤다. 15일 남자 10000m 경기에서 12분55초5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전체 4위에 올랐다. 이승훈은 3위를 차지한 니콜라 투몰레로(12분54초32)에 불과 1초22 차이로 아쉽게 동메달을 따지 못했다. 하지만 2011년 2월 세운 자신이 작성한 한국 신기록인 12분57초27을 무려 7년 만에 단축했다.
이승훈은 2014 소치겨울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10000m 4위로 아깝게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으나 경기 후반 더욱 스퍼트를 올리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했다. 앞서 11일에 열린 5000m 역시 후반에 더 강했다. 6분14초15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기대 이상인 5위를 기록했다.
한국 장거리 간판 이승훈은 이번 대회 4종목에 출전한다. 매스 스타트와 팀 추월에 전력, 메달에 도전한다. 5000m와 10000m에서 연속으로 기대 이상의 기록을 남겨 향후 메달 획득의 기대감을 높였다.
여자 컬링은 첫 날 1승 1패를 기록했다. 김은정 스킵(주장)이 이끄는 세계랭킹 8위 여자컬링 대표팀은 이날 오전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8-6으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오후에 열린 숙명의 한일전에선 아쉽게 5-7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전통의 강호' 체코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A조 조별리그 체코와 1차전에서 1-2(1-2, 0-0, 0-0)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세계랭킹 21위 한국은 6위 체코를 상대로 잘싸웠다. 조민호는 0-0으로 맞선 1피리어드 7분 34초에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올림픽 본선 역사적인 첫 골(선제골)을 기록했다.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28·전남체육회)는 여자 바이애슬론 여자 15㎞ 개인 경기에서 44분 25초 3으로 16위에 올랐다. 안나 프롤리나(34·전남체육회)는 47분 34초 9로 61위, 문지희(31·평창군청)는 50분 21초 5로 78위, 정주미(21·경기도바이애슬론연맹)는 53분 32초 8로 86위에 그쳤다.
총 81명이 출전한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 경기에선 김소희(22·단국대)가 2분35초37로 45위, 강영서(21·한국체대)가 2분37초06으로 47위를 기록했다.
독일에서 귀화한 아일렌 프리슈(26·경기도체육회), 임남규(29·대한루지경기연맹), 박진용(25·경기도체육회), 조정명(25·국군체육부대)으로 이뤄진 한국 루지 대표팀은 팀 계주에서 2분26초543의 기록으로 13개 팀 가운데 9위에 올랐다.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 티모페이 랍신은 바이애슬론 남자 20㎞ 개인 경기에서 50분 28초 6으로 20위에 그쳤다.
한편 북한 피겨 페어의 렴대옥(19)-김주식(26) 조는 메달은 놓쳤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3.65점에 예술점수(PCS) 60.58점을 합쳐 124.23점을 얻었다. 전날(1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개인 최고점(69.40점)을 작성한 렴대옥-김주식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개인 최고점을 뛰어넘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북한 페어 역대 최고인 13위에 올랐고, 총점 역시 193.63점으로 자신의 최고점을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