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인 이윤택 연출가는 오늘 자신의 성추문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사과한다.
이윤택은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 공개사과할 예정이다.
해당 사건은 지난 14일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윤택이 과거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수면위로 올랐다.
이에 이윤택은 연희단거리패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간접사과를 했고, 근신하겠다고 밝혔다. 연희단거리패는 15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사과문을 올리고 이윤택이 연희단거리패와 30스튜디오, 밀양연극촌의 예술감독직에서 모두 물러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7일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다는 배우 A씨는 연극·뮤지컬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2001년과 2002년 두 차례 밀양과 부산에서 이윤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게다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윤택의 성폭력 사건과 이윤택과 관련된 연극단체에 대해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연극계에서도 반발이 일어났다. 사단법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윤택 회원을 제명한다"고 밝혔다. 한국극작가협회는 "'미투' 운동에서 밝혀진 이윤택의 권력을 악용한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본 협회의 이름으로 한 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 추천 건도 철회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성연극협회도 "이윤택은 자신의 연극 집단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여성단원들의 꿈과 미래와 삶을 탈취하였고 한국 연극계의 명예를 실추하고 훼손하였다" 며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야만적 상습 폭행을 묵과할 수 없으며 하루 빨리 연극계가 명예를 회복되고 연극 예술 정신이 정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윤택은 연극계로부터 영구 제명되어야 한다. 이윤택이 수상한 모든 상은 취소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윤택의 진정성있는 참회와 사과가 있어야 한다. 사법적 절차가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된 성범죄 폭로와 논란에 이윤택은 직접 사과를 하기로 결심한 모양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과연 어떤 말을 할지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는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연출가와 극단이다. 1986년 부산에서 창단한 연희단거리패는 1988년부터 서울 공연을 시작했다. '산씻김' '오구' '바보각시' '어머니' 등의 작품으로 한국 연극계에 새로운 공연 양식을 도입했다.
이윤택은 1994년 '청부' '길떠나는 가족'으로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에서 수상하면서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았다. 이후 이윤택은 바냐아저씨', '궁리' '어머니' '백석우화' '갈매기' '코마치후덴' '혜경궁 홍씨' 등 다양한 연극 제작에 참여했으며 드라마 '행복어 사전', '머나먼 쏭바강' 극본 집필에도 참여했다. 특히 이윤택은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1호'로 지목됐으며 당시 박근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