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는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겨울올림픽. 이 영광스러운 세계적 축제를 진행, 관리하는 조직이다. 올림픽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평창을 대표하는 조직이자 얼굴이라는 의미다.
지난 16일 박영선 국회의원은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강원도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 출입금지 구역인 피니시 라인에 들어왔다. 국민들이 분노하고, 논란이 일자 조직위는 바로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런데 순서가 틀렸다. 상식적으로 박 의원이 규정을 어기고 출입금지 지역에 출입한 것에 대한 인정, 그리고 사과와 반성이 먼저였어야 했다.
조직위는 먼저 박 의원 해명에 노력을 기울였다. 조직위는 "박 의원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고위인사 초청(Distinguished guest pass)을 받아 슬라이딩센터를 방문했고, 박 의원이 소지한 DGP는 피니시 구역의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IBSF) 게스트존 출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 다음에서야 조직위는 "이보 페리아니 IBSF 회장이 윤성빈의 금메달 획득을 감안해 국내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강신성 회장과 박영선 의원을 포함한 일행을 통제구역인 피니시 구역의 썰매 믹업 존으로 안내했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결론은 박 의원이 출입금지 지역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것이 팩트다. 박 의원을 위한 변명으로 비춰지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조직위는 "앞으로 경기장은 물론 대회 시설에 대한 출입 통제에 더욱 철저를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위의 해명에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품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페리아니 회장이 박 의원을 알고 있을까.' 스켈레톤과 전혀 인연이 없는 박 의원을 페리아니 회장이 출입 금지 구역으로 안내할 이유는 없었다.
19일 페리아니 회장은 SBS와 인터뷰를 통해 "나는 박영선 의원이 누군지 모른다. 내가 안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조직위도 시인했다. 조직위 한 관계자는 19일 "페리아니 회장 멘트를 따로 확인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고 인정한 뒤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보도자료였다.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다. 특혜라고 생각을 한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조직위는 앞으로 철저히 AD 카드를 검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갑질이 공평한 기회, 정당한 경쟁을 모토로 하는 올림픽에서도 계속 불거져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박 의원의 금지구역 무단 출입 논란까지 벌어져 조직위원회의 입장은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평창올림픽은 이런 저런 이슈와 불협화음, 여러 사고들이 불거지고 있지만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대회는 나흘 남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직위가 마지막까지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