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하루에 두 번이나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왕관을 노리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와 알리나 자기토바(17)가 그 주인공이다.
피겨스케이팅는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한국은 지난 대회까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보유했다. 평창 올림픽 홍보 대사인 김연아가 현역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여자 피겨계는 러시아(OAR)의 집안 싸움이다. 21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도 그랬다.
5그룹 첫 번째 선수로 나선 선수는 강력한 우승 후보 메드베데나. 김연아의 뒤를 이어 '여제' 자리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선수다. 2015~2016시즌 출전한 6차례 국제대회 가운데 5번이나 우승을 했다. 지난해 1월 열린 유럽챔피언스십에선 229.71점을 기록했다. 김연아가 2010 벤쿠버 올림픽에서 세운 기록(228.56점)을 넘어섰다.
지난 11일 열린 피겨 팀 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도 81.06점을 받으며 세계 기록을 다시 썼다. 개인전 첫 연기에서도 완벽했다.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루프, 더블 악셀까지 세 차례 점프를 실수 없이 성공시켰다. 점수는 81.61점. 기술점수(TES)는 43.19점, 구성점수(PCS)는 38.42점을 받았다. 불과 열흘 만에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록을 넘어섰다.
발등 미세 골절상 탓에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포기하며 올림픽에 집중했고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
메드베데바의 연기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한 번 장내가 요동쳤다. 28번째로 나선 자기토바가 끝난 직후였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선수다. 그리고 메드베데바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열린 ISU 유럽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도 자기토바가 우승을 차지했다. 난도가 가장 높은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선수로 알려졌다. 특히 점프를 모두 후반부에 배치하는 구성으로 유명하다. 숨을 고를 틈 없이 진행되는 연기다보니 실수 여파가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완벽하게 해냈다. 점수는 82.92점. 기술점수(TES)는 45.30점, 예술점수(PCS)는 37.62점이다. 다시 한 번 전광판에 세계 신기록이 찍혔다.
한국도 최다빈과 김하늘, '포트스 김연아'를 꿈꾸는 유망주들이 좋은 연기를 하며 모두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했다. 하지만 세계의 시선은 이미 라이벌이 된 러시아 선수 2명에게 쏠려 있다. 프리스케이팅은 23일 열린다. 자기토바는 24명 가운데 22번째, 메드베데바는 마지막에 연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