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니엘은 3년 만에 KBS 2TV '저글러스'로 복귀했다. 소집해제 이후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지 쉴새 없이 말을 쏟아냈다. 많은 말로 허기졌을 땐 음식으로 채웠고, 맥주로 목을 축였다. 최다니엘은 한때 연기를 포기하려고 했다. 계속 악화되는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걸을 수 없을까봐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아보기도 했다. 막연하게 프로게이머가 될까도 생각했다. 이런 그에게 가장 힘이 됐던 건 '가족'이었다. "다시 예전처럼 뛰어놀고 작품했으면 좋겠다"라는 친형의 한 마디에 힘을 얻었고, 압박붕대를 감고 무릎의 물을 빼면서 촬영했다. 그렇게 '할 수 있다' 라는 희망을 얻고 '걸을 수 있다'는 감사함으로 연기에 매진할 수 있었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20대 초반에 27세 역을 맡았고, 성숙함도 연기하는 배우였다. 변화를 하고 싶을 수 있지만 "부담없이 한결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제야 자기대 나이를 찾은 최다니엘은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교복입고 학생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하이틴물이요. 선생 말고 학생. 회상신도 말고요. 진짜 학생을 하고 싶어요"라며 눈웃음을 보였다.
1편에 이어...
- 최다니엘 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지붕 뚫고 하이킥'을 생각할 것 같아요. "그럼요. '하이킥'은 최다니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중 하나에요. 그 이미지를 버리고 싶지 않아요.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그저 감사하죠. 이미지를 제가 바꾼다고 해서 바꿔지지도 않잖아요. 대중들은 대표적인 이미지를 기억해주는 것 같아요."
- 무릎 부상때문에 공익 판정을 받았어요. "대중들은 군대에 굉장히 민감해요. 그렇다는 걸 저도 알고 있어요. 그 인식을 제가 바꿀 순 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전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해요. 무릎 수술 후에 못 걸을 줄 알았거든요. 이유없이 무릎이 붓고 물이 차서 빠지지 않았어요. 물을 빼면 또 차고, 조금만 움직여도 아프고. 걸을 때 다리가 뒤로 꺾일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요."
- 그때 슬럼프가 왔나요. "2013년부터 2년 동안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앉아서 할 수 있는 DJ도 하고, 분량이 적은 2회짜리 드라마도 찍었죠. 한때는 프로게이머를 할까도 생각했어요. 앉아서 컴퓨터는 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정말 진지하게 생각했어요."
- 어떻게 견뎠나요. "가족이 힘이 됐어요. 겉은 멀쩡한데 못 걷고 있으니까 친형이 정말 마음 아파했어요. 형이 언제 한 번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다시 예전처럼 뛰어놀고 작품했으면 좋겠다'고. 그 말을 듣고 병원도 옮기고 주사 맞고 재활운동을 했어요. 그런데 원인을 알 수 건 마찬가지더라고요. 명확한 병명을 아직도 못 들었어요. 류마티스 계열이면 류마티스 관절염 뿐만 아니라 수많은 게 질환이 있는데 그 중 하나래요. 비슷한 질환이 있을 때 쓰는 약을 먹곤 했죠."
- 그래도 연기를 포기하진 않았어요. "건강 때문에 작품을 가려서 하니까 연기가 재미 없어진 적도 있어요. '악의 연대기'의 경우 카메오로 나갔는데, 이 정도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했어요. '치외법권' 때는 좀 괜찮아졌어요. 그래도 압박붕대 감고 주사 맞으면서 버텼죠."
-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멘탈은 강했어요. 대신 몸은 많이 지쳐있었죠. 오히려 큰일이 닥쳤을 때 더 의연해지는 것 같아요. 배우를 빨리 포기하고 앉아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기도 했으니까요."
- 그런 의미에서 '저글러스'는 남다른 작품이네요. "사실 소집해제 후 기간이 바탔기 때문에 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저글러스'에서 초반에 제 분량이 많지 않았어요. 무릎에 많은 영향이 없을 것 같았죠. 그래서 선택한 게 반이에요."
- 공익 판정에 대한 해명도 굳이 하지 않았어요. "그때는 굳이 아픈 걸 왜 말하나 싶었어요. 동정심을 이끌어내고 싶지 않았거든요. 뭘해도 변명 같잖아요. 그래서 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죠. 원래 해명을 잘 안하는 성격이에요."
- 배우로 다시 복귀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걸을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해요. 군복무에 대한 인식을 제가 바꿀 순 없어요. 아무리 저한테 뭐라고 해도 전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해요."
- 배우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배우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어딘가에 나서는 것도 쑥쓰러워하고 주목받는 게 창피해서 싫었어요. 심지어 사진 찍는 것도 싫어서 울기도 했죠."
- 그런데 어떻게 배우를 하게 됐나요. "정말 신기해요. 고1 때 보통 진로를 생각하잖아요. 집이 가난해서 지원을 받고 학교를 다녔어요. 주유소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지내다가 고2때 우연히 엑스트라를 구한다는 전단지를 보고 갔어요. 그러다 단역을 시작했고, 이쪽 계열에 눈이 떠졌죠. 연기자가 되려면 캠퍼스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고 해서 대학도 연기 전공으로 지원했어요. 하지만 학비가 비싸서 못내고 제적됐긴 했지만요. 배우로서 나만의 강점은 현장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침과 저녁엔 알바를 하고 점심엔 오디션을 볼 수 있으니 시간 비워놓는 생활을 오래했어요. 이름도 없는 '남자 3번' 역을 많이 했죠. 이후에 CF를 찍으면서 얼굴이 알려졌고 노희경 작가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그들이 사는 세상'에 출연하게 됐죠."
- 잘풀렸네요. "정말 운이 좋았어요. 어린 나이에 빛을 봤죠. 김수현·송중기가 데뷔하기 전이라 제가 뜰 수 있었어요.(웃음) 그래도 또래가 없어서 외로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