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4일(현지시각) 밀라노의 총선 투표소에서 반라 여성의 항의를 받았다. 이 여성의 몸통에 '베를루스코니, 당신은 만료됐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EPA=연합뉴스]이탈리아 총선을 통해 정치 전면 복귀를 노리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1) 전 총리를 향해 반라의 여성이 돌발 항의 시위를 벌였지만 그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최다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ANSA통신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4일(현지시각) 자신의 거주지인 밀라노의 한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하려는 순간 반라의 여성이 투표함 옆의 책상 위로 뛰어오르는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
웃옷을 걸치지 않은 이 여성은 몸통에 검은색 펜으로 ‘베를루스코니, 당신은 만료됐어’라는 문구를 새긴 채 두 팔을 치켜들었다. ANSA통신은 이 여성이 현장에서 “당신 시간은 이미 끝났어”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국제 페미니스트 단체인 페멘 소속 활동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아 황급히 밖으로 빠져나갔다. [EPA=연합뉴스]돌발 장면을 담으려는 현장의 카메라 기자들이 거칠게 서로 떠밀며 예기치 못한 혼란이 빚어지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아 황급히 밖으로 빠져나갔다.
3차례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는 2013년 탈세 재판에서 유죄를 받아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한 뒤 한동안 정계 뒤편으로 물러나 있었으나 이번 총선에서 우파연합의 구심점 역할로 다시 정치 전면에 복귀했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는출구 조사 결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는 극우정당 동맹, 이탈리아형제들 등 다른 3개 정당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우파연합은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 확보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은 득표율 약 30%로 단일 정당 가운데 최다 득표를 할 것으로 조사됐다. 집권 민주당은 3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