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지난 2월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설 연휴로 조업 일수가 감소한 가운데 군산공장 폐쇄와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철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가 구매를 꺼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달 내수와 수출을 합쳐 총 3만672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19% 감소한 수치다.
특히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 시장 철수 논란이 확대되면서 내수 판매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GM은 지난달 국내에서 5804대를 판매했다. 2009년 3월(5708대)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월간 판매량이며,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48.3%나 감소한 것이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중형 세단 말리부(-64.5%)를 비롯해 스파크(-39.3%), 트랙스(-57.5%), 올란도(-38.9%) 등 주력 모델들이 대부분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수출 역시 뒷걸음질 쳤다. 지난달 한국GM의 수출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한 3만921대를 기록했다.
전국 307개에 달하는 일선 대리점·판매점들도 사실상 영업이 올스톱된 상태다.
경기 분당 지역의 한 대리점 딜러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내방객의 발길이 끊겼다"며 "철수한다는데 추가 할인은 안 하냐고 묻는 사람만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크루즈를 제외하곤 별다른 신차도 없었던 데다 최근 철수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한국GM의 브랜드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당장 철수하지 않아도 한국GM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다시 돌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GM은 이달에 다양한 프로모션(판매 촉진 행사)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달 한 달간 보증 기간 연장과 중고차 가치 보장 등을 포함한 '쉐비 프로미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한국GM은 스파크·말리부·트랙스의 보증 기간을 2년 연장, '5년 또는 10만㎞'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크루즈·올란도·캡티바는 3년 뒤 중고차 가치를 55%까지 보장하는 '중고차 가치 보장 할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울러 이달에 스파크·크루즈·말리부·트랙스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 할인과 4.5% 할부 프로그램 등을 적용한다. 스파크 80만원, 말리부 100만원, 트랙스 100만원 등 차종별 할인 혜택도 있다. 크루즈·올란도·캡티바의 경우 최대 12%의 현금 할인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