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8일(한국시간) 피츠버그 개막전 라인업을 발표했다. 개막전은 오는 30일(디트로이트 원정)이지만 클린트 허들 감독은 일찌감치 라인업을 확정했다. 투수가 타석을 소화하지 않는 아메리칸리그 룰에 따라 아담 프레이저가 지명타자(DH)로 들어가고, 그레고리 폴랑코-조시 벨-코리 디커슨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린다. 관심을 끌었던 핫코너는 콜린 모란(26)이 맡는다. 이변은 없었다.
모란은 시범 경기에서 타율 0.362(58타수 21안타)를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팀 내 최다 안타 1위에 오를 정도로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했다. 출루율(0.383)과 장타율(0.448)을 합한 OPS도 0.832로 준수했다. 피츠버그의 기대와 예상이 적중했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인 모란은 지난 1월 단행된 게릿 콜 트레이드 때 휴스턴에서 받아 온 자원이다. 고액 연봉이 불가피한 에이스 콜을 내주는 대신 받은 4명 중 핵심이다. 강정호의 이탈로 인해 데이빗 프리스가 맡아 온 3루 포지션을 대체할 만한 선수로 낙점했고, 기대에 부응했다.
당초 우려됐던 수비도 안정됐다. 허들 감독은 영입 직후 "(지난해) 타석에서 생산력 있는 모습을 보여 줬다. 앞으론 수비가 주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란은 시범 경기 동안 102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책 단 1개를 범했다. 스몰 마켓인 피츠버그 입장에서도 구미가 당기는 자원이다. 올 시즌 연봉이 55만 달러(약 5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2021년에 첫 번째 연봉 조정 자격을 얻고, 2024년에 FA로 풀린다. 향후 3년 동안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수준에서 기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저연봉 고효율이 가능하다.
피츠버그 지역 매체인 트라이브 라이브는 지난 2월 '비자 문제가 있는 강정호의 공백을 채우고 지난해 114경기에 출전한 프리스의 역할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고 모란의 부담감을 전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우려를 날려 버리고 커리어 첫 풀타임 시즌을 앞두게 됐다.
강정호 입장에선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2016년 12월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가 서울 삼성역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강정호는 정식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09년 8월과 2011년 5월에도 음주 교통사고를 내 '삼진 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가 취소돼 가중처벌이 불가피했다. 강정호 측은 1심 일주일 뒤 항소장을 제출했지만,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 원심이 유지됐다.
이후 미국 비자 발급이 이뤄지지 않아 2017시즌을 뛰지 못했다. 팀 합류가 불가능해 지난해 9월 무비자로 단기 체류가 가능한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 참가를 추진했고, 아길라스 시베나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타율 0.143(84타수 12안타)를 기록하고 방출됐다.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제한선수 명단에 올려놓고 기다렸지만 스프링캠프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팀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MLB닷컴 뎁스 차트에는 모란과 프리스, 유틸리티 플레이어 션 로드리게스 등이 3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모란이 강정호의 이름을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