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경 작가는 본인의 기록을 깨길 원했다. 과연 차기작 '우리가 만난 기적'으로 바람을 이룰 수 있을까.
29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KBS 2TV '우리가 만난 기적' 이형민 감독·백미경 작가가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우리가 만난 기적'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한 가장이 이름과 나이만 같을 뿐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남자의 인생을 대신 살게 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변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과정을 담은 판타지 휴먼 멜로 드라마다.
백미경 작가는 JTBC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성공 반열에 올리며 스타작가로 떠올랐다. '우리가 만난 기적'은 백미경 작가의 후속작이다. 그래서 기대작으로 불리고 있는 상황.
이에 백 작가는 시청률에 대해 "시청률이 잘 나온다면 다른 것들과 시너지를 이뤘기 때문일 거다. 그래도 시청률이 잘 나올 것 같지만, KBS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긴 힘들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 KBS 선택한 이유는. 백미경(이하 백) "JTBC에서 드라마를 너무 많이 했다. 공중파에서 드라마를 하나 해야했고, KBS에서 적극적으로 의사를 밝혔다."
- KBS라 보편적인 내용으로 가야한다는 부담이 있을 것 같다. 백 "모든 작품을 다양하게 써보는 게 포부다. 제 작품을 파괴하고 또다른 장르를 쓰고 싶다. 다음 작품은 공중파에서 하기 힘든 작품을 하게 될 것 같다. 이 작품은 공중파에 가장 적합한 소재고 따뜻하게 그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채널이 고마운 상황이다. 많은 시청자와 함께 할 수 있는 과정이다. 작가로서 개인적인 야망은 끝없는 도전이다. 아름다운 이야기도 도전이다.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존경하는 이형민 감독님과, 연기로는 감히 말씀드릴 수 없는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작업과정이다.
- '우리가'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신에게 도전하는 남자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캐릭터가 따뜻한 사람이다 보니 캐릭터에 의해서 스토리가 변화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이유는. 이형민(이하 이) "드라마를 하다보면 캐스팅 비하인드가 있다. 이 드라마는 사실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해야하는 드라마였다. 스케줄도 되고 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았다. 라미란에겐 시놉이 건너가지 않은 상태에서 해보자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작가님이 현장에 나오진 못한다. 국가대표 이런 말을 하는데 잘난체 하는 것 같아서 그렇긴 하지만 신뢰가 가능 배우들이다. 현장에서 기대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도 있고, 정말 철저히 분석과 준비를 해온다. 일반적인 트렌트 드라마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지만, 이번 드라마는 '연기'다."
- 카이와 조셉리를 캐스팅한 이유. 백 "남신의 느낌을 갖고 있는 캐릭터가 필요해서 잘생긴 배우가 필요했다. 조셉 리에 대해서는 다니엘 헤니를 섭외하려고 했는데 스케줄 상 힘들더라. 그래서 감독님이 다른 배우를 오래동안 찾았다. 기대가 크다. 연기도 잘하고 가진 에너지가 좋아서 만족하고 있다."
- 빨리 작품을 쓰는 비결은. 백 "세상에 발표된 작품들은 빨리 쓴 작품들이 많다. 2년 째 대본 2개만 나와서 진행되지 않는 작품도 있고, 한달 째 부여잡고 있는 대본도 있다. 빨리 써지는게 드라마화 될 뿐이다. 고통속에서 탄생하지 못하는 노트북에 잠겨있는 작품들이 있다. 탄력이 생겨서 잘 써지는 대본이 작품이 되는 것 같다. 빨리쓰는 작가는 아니다. 잘써지고 빨리 써지는 작품이 있는 것 같다. 운이 좋은 케이스다.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작품만 쓴다. 10시간동안 밥도 안먹고 대본을 쓸 때도 있고, 안 써질 땐 3일동안 안써질 때도 있다."
- 이번 작품 시청률은 어느 정도 기대하는지. 백 "정말 자극이 없는 드라마라 시청률을 노리고 전혀 대본을 쓰고 있지 않다. 후회없는 작품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배우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시청률이 잘 나오길 바랐다면 이 작품을 쓰지 않았을 거다. 작품은 내 것이 아니다. 감독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거다. 시청률이 잘 나왔다면 다른 것들과 시너지를 이뤘기 때문일 거다. 그래도 시청률이 잘 나올 것 같다. KBS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긴 힘들 것 같다. 10%는 넘지 않을까."
- 육체 이탈이란 소재는 흔하지 않나. 백 "식상한 소재다. 초창기에 모든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던 드라마였다. 1, 2회를 넘어가면서 편견이 무너질 거라는 건 확신한다. 잘 쓰는 작가라는 확신 대신 운이 좋아서 주목 받고 있다. 뻔하게 쓰는 작가는 아니라는 건 자신한다. 1, 2회를 보지 않고 중간에 들어와도 충분히 따라오실 수 있을 거다. 아무쪼록 처음부터 보시길 바란다."
- 영화 '흥부'로 충무로에 진출했다. 백 "감독님이 불미스러운 일에 걸려서 말하기 두렵다. 영화사에 던졌던 초고 자체가 완전히 코미디였다. 각색과정에서 많이 바뀌면서 영화가 많이 바뀌었다. 영화는 작가가 컨트롤 타워를 할 수 없더라. 비싼 수업료를 낸 상황이다. 첫 경험이 강렬했다. 제작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배우 이름을 송강호, 금성무로 정한 이유는. 백 "송강호라는 이름은 텐션 때문에 쓴거다. 우연의 창작이다. 금성무는 배우를 생각해서 쓴 건 아니다. 본능적으로 이름을 생각한다. 떠오르는 이름이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 배우들이 작가님에게 신뢰를 보였다. 백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글 쓰면서도 힘들지만 열심히 해야겠다. 배우들이 그러는 이유는 대본이 재밌으니까 신뢰를 보이지 않을까. 캐릭터에 대해선 얘기를 많이 나눴다."
- 이형민 감독과의 호흡은. 백 "감독님과의 호흡은 모든 장르가 다 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알아서 호흡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정극을 제대로 만들어 보자 약속을 한 상황이었다." 이 "감독님 나이에 할만한 이야기 같다고 하더라.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알 것 같다. '내가 송현철 입장이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스태프도 하는 것 같다. 시청자도 그런 생각을 한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 같다. 작가님과의 호흡은 정말 좋다."
- 은둔하는 작가와 다른 것 같다. 이런 성향이 집필 스타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백 "보시다시피 작업실에 박혀서 글만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거다. 사람들과 역동하는 게 좋다. '품위있는 그대' 기록도 누군가 다시 깼으면 좋겠다. 뭐든데 움직이고 활성화 되는 게 좋다. 피하고 싶은 사람,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영감을 얻는다."
- 반전에 대한 강박이 있는지. 결정적인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백 "철저한 시청자가 보고 싶은 드라마를 쓰고 있다. 제 스타일은 마이너다.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시청률이 좋지 않더라. 반전에 대해 전혀 의식하고 있진 않다."
- 선혜진 역에 최지우가 언급됐었다. 백 "오늘 결혼 기사가 났다. 아마도 결혼 일정 때문에 못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김현주가 2순위가 아니다. 정말 최고의 배우다." 이 "김현주씨가 아니었다면 선혜진을 누가 했을까 싶다. 김현주씨가 어떤 드라마보다 예쁘게 나온다. 김현주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
- 라미란을 사석에서 만나 섭외한 이유는. 백 "'품위 있는 그녀' 박복자 역에 라미란을 섭외하고 싶었다. 남자라면 라미란 같은 여자를 꼬셔보고 싶다. 러블리하고 매력이 있다. 개인적으로 팬이기도 하다. 일부러 만나자고 해서 사석에서 제안했더니 흔쾌히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