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운드의 맏형 송승준과 올 시즌 선발로 전환한 두산 이용찬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두 투수의 주무기는 포크볼이다. 송승준은 이날 총 투구수 89개 가운데 23개, 이용찬은 84구 가운데 21개. 경기 중반까지는 나란히 이 구종을 앞세워 호투했다.
송승준은 1회말 1점을 내줬다. 1사 뒤 연속 안타를 맞았고, 양의지와 오재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이 상황에 포크볼로 위기를 벗어났다. 파레디스와의 승부에서 7구째 던진 130km 포크볼에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후 5회까지 실점하지 않았다. 주로 결정구로 포크볼을 활용했고 통했다. 1회 안타를 맞은 최주환과의 3회 두 번째 승부에서도 커브와 포크볼 조합으로 범타를 유도했다. 4회 무사 1루에서도 오재일에게 투 스트라이크 이후 포크볼을 던져 삼진을 솎아냈고, 2사 뒤 상대한 정진호도 이 구종으로 직선타를 유도했다.
이용찬도 포크볼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셋업맨이나 마무리투수로 나설 때는 삼진을 잡아내는 공이었지만, 완급 조절이 필요한 선발로 나설 땐 카운트를 잡는데 유용했다. 실제로 3회까지는 결정구보다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기 위해 활용했다. 하지만 영점이 잡힌 뒤에는 중심 타선과의 승부에서도 쓰기 시작했다. 4회 2사 뒤 상대한 채태인에겐 볼카운트 1-2에서 3구 연속 포크볼을 던졌다.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후 상대한 한동희를 이 공으로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승부처에 희비가 엇갈렸다. 이용찬은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맞은 손아섭과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2-2에서 포크볼을 던져 2루 땅볼을 유도했다. 민병헌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고 상대한 이대호에겐 포크볼 3개를 보여준 뒤 결정구로 직구를 던져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반면 송승준은 6회 선두타자로 상대한 박건우에게 던진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리며 좌전 2루타를 맞았다. 제구가 높이 되는 것을 의식했는지 직구 승부를 했고, 후속 김재환과 양의지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1점을 내준 상황에서 주자 2명이 있었고, 포수의 포일로 2·3루에 놓였다. 포크볼 대신 커브를 선택했지만 다시 가운데로 몰리며 2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결국 송승준은 5이닝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이용찬은 6이닝을 1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날카로웠던 포크볼 대전의 승부도 한 순간에 갈렸다. 이날 롯데는 1-4로 패하며 5연패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