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떠난다. 3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다. 13년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킨 국민 예능 프로그램이 마침표를 찍는 것. 무한도전은 2005년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뒤 2006년 독립 편성됐다. 이후 560여 개의 아이템을 선보였고 최고시청률 30.4%(2008년 1월 19일 이산 특집, 시청률 조사 회사 TNMS 전국 기준)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역사가 긴 만큼 관련된 추억도 많다. '무한도전'은 시청자들 인생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스릴 넘치는 추격전으로 쫄깃한 반전을 선사했고 때론 추억을 소환해 유쾌한 주말을 만들었다. 관심이 부족했던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집중했고 역사적 사실을 되새기는 것에도 앞장섰다. 예능이지만 예능 프로그램 그 이상의 의미를 전했다. '예능의 예능'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우리나라 예능 전체의 흐름에 큰 물길을 만들어 줬다.
예능 PD 박상혁(올리브TV 소속) "예능에서 드라마처럼 출연진에 캐릭터를 부여한 건 '무한도전'이 처음이었다. 멤버들의 실제 성격을 프로그램에 녹였다. 성격과 관계 형성에서 파생되는 에피소드가 재미를 선사했다. 캐릭터가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지 그 과정을 보여 주는 성장 스토리를 담아냈다. 그러면서 캐릭터들이 대중과 친숙해졌고 어떤 아이템을 해도 감정이입이 가능해졌다. 예능도 팬덤을 형성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무한도전'은 항상 먼저 시도했다. 그간 해 온 그림을 보면 하나의 예능이라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나라 예능 전체의 흐름에 물길을 만들어 준 부분이 크다. 거기에서 비롯돼 KBS 2TV '해피선데이- 1박 2일', SBS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이 가장 큰 가치다. '무한도전'은 형태가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변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김태호 PD가 설사 다른 프로그램을 한다고 하더라도, 무한도전은 계속된다고 생각한다."
광고 에이전트 윤설희 대표 "보통 PPL의 경우 한 편을 기준으로 가격이 결정된다. '무한도전'은 오프닝에 들어가냐, 통으로 들어가냐에 따라 비용 차이가 컸다. 예능 PPL의 정점은 '무한도전'이었다. 광고주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하고 신뢰도가 높은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모델 겸 방송인 홍진경 "몸이 아파 치료받을 때 '무한도전'을 내려받아서 갔다. 덕분에 웃으면서 치료받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고마움이 큰 프로그램이다. 직접 출연해 보니까 육체적으로 얼마나 힘든 노동인지 알겠더라. 안 해 본 사람은 모른다. 오빠들의 몸은 다 근육이다. 체육인일 수밖에 없다. 그 정도로 고된 육체노동이다. 그런 걸 10년 넘도록 매주 해 줬다. 열심히 애써 줬는데 정말 고마웠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무한도전'을 통해 예능인의 일원으로서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철학이 생겼다. 진짜 힘든 시기를 웃으면서 넘기게 해 준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화제성 조사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2015년 3월부터 자료를 제공했다. 최근 3년간 '무한도전'의 TV 화제성 기록들을 확인해 봤을 때 비드라마 전체 주간 화제성 점수 기준으로 톱50 중 22개를 석권했다. 올해도 비드라마 주간 화제성 기록 중 1위와 2위('토토가3- H.O.T.' 편)를 차지하고 있다. 굿데이터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 뒤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무한도전'이 최다 1위 기록(71번)을 하면서 국민 예능의 위엄을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