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단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통해 알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기부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멤버들이 연중 프로젝트로 진행한 콘텐트를 시청자들이 구매할 경우 기부가 되는 기부의 새 방식을 제시했다. '이런 기부 방식도 있구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통해 '얼마'가 모였고, 그것을 '어디'에 썼는지 정확히 표시했다. 기부금은 있지만 기부처는 모르는 투명하지 못한 기부 시스템과는 달랐다.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63억원이다.
아이돌의 MD(팬 상품)는 대중화된 지 오래다. '무한도전'은 달력을 비롯해 다이어리·볼펜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판매금은 모두 기부했다.
2008년부터 3년간 달력 만들기 특집을 해 왔다. 이후에도 방송으로 볼 수는 없었으나 계속해서 달력을 만들었다. 한때는 달력이 판매되는 날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품절 사태가 일어나는 등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심지어 중고 가격으로 원가의 몇 배 이상에 거래됐다. 달력 판매 수익금으로 사회공헌 사업이 조성됐다.
'웨딩버스' 특집은 긍정적인 기부 문화를 보여 줬다. 하하의 결혼을 앞두고 멤버들이 하하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얼마나 낼 것인지를 두고 게임을 했다. 유재석은 최종 숫자가 6580이었고 단위는 화폐가 아닌 쌀의 무게를 나타내는 '㎏'이었다. 방송 당시 유재석이 쌀 6.5톤을 기부해야 되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쌀 6.5톤 가격'이 올라오는 등 관심이 엄청났다. 하하의 결혼식을 앞두고 축의금이 아닌 쌀 기부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또 알렸다.
벼농사 특집도 빼놓을 수 없다. 부지를 선정하는 것부터 모내기와 벼 수확까지 1년이 걸린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땀 흘려 거둔 '뭥미'는 불우한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아예 기부를 주제로 특집을 꾸렸다. 200회 당시 '기부가 좋다'로 기부를 장려했고 2년마다 해 온 '무도 가요제' 때 발매한 음원과 공연 수익금 역시 사회 곳곳에 기부했다. 이 밖에도 크리스마스캐럴 음원·WM7 프로레슬링 대회 등 수익금 모두 좋은 곳에 쓰였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무한도전'이 전 국민의 예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기부다. 그전까진 기부가 문화로 직결되지 않았지만 '무한도전' 이후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예능의 좋은 기능을 잘 보여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