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로 꽉찬 8년을 채운 시점에서 유라가 한 단계 성장했다. KBS 2TV '라디오 로맨스' 진태리를 만나면서다.
유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늘 밝고 명랑한 역만 하다가 '악역'에 처음 도전했다. 새로운 역을 고민하고 표현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 무리 없이 진태리를 소화했고, 밉지 않은 악역을 표현했다며 호평도 받았다.
유라는 최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일간스포츠와 '라디로 로맨스'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유라는 활기 넘치는 에너지를 뿜었다. 연기 얘기를 할 때 유독 눈이 초롱초롱해졌고 집중력을 보였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갈망이 느껴졌다.
앞으로 액션을 찍고 싶다는 유라. 몸 쓰는 것만큼은 자신있다고 선언했다. 유라의 변신이 기대된다.
- 이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해 많이 배웠나. "연기는 알면 알수록 어렵다. 대신 이번 작품 통해서 깨달은 게 많았다. 집중하는 법을 배웠고 배우와 호흡을 주고 받는 것을 알게 됐다. 폭풍 오열하는 신이 있었다. 예전엔 눈물이 안 나와서 티어 스틱도 썼는데, 이번엔 촬영이 아닐 때도 눈물이 났다. 그만큼 태리 감정 이입이 잘됐던 것 같다. 딕션도 연습을 많이 했다.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
- 지난 연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JTBC 웹드라마 '힙한 선생' 땐 정말 프리하게 했다. 정말 생각없이 내 안의 엽기와 또라이 기질을 꺼내서 연기했다. 반면 '라디오 로맨스'에서는 약간은 계산적이었다. 디테일하게 준비했다. '가정 환경이 좋지 않았겠지' '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을 시작했기 때문에 매니저가 부모님 같은 존재였을 것' 등 디테일한 감정선을 많이 잡았다. 또 한 감정에도 굉장히 많은 버전을 만들었다. 나쁘지만 여린 면의 선을 찾기 위한 고민이 많았다."
- 하준 같은 매니저가 있다면 이성으로 끌릴 것 같나. "하준이 연기했던 매니저 김준우는 누구보다도 태리를 가장 많이 챙겨주고 케어해주고, 여자로도 좋아해줬다. 아빠 같은 사람이다. 의지할 사람이 없는데 챙겨주면 마음이 가지 않을까. 단 태리 같은 상황이어야 한다. 현재 내 상황이라면 없다."
- 태리는 준우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많은 서사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랬을 것 같고 그게 맞는 것 같다. 하준과의 로맨스가 일찍 나오길 바랐는데 끝에 조금 나와 아쉬웠다. 소리만 지르다가 끝났다. 반지 받으면서도 소리 질렀다. 그래서 더 웃겼다. 작가님의 의도는 오랜 시간 이렇게 지내왔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 하준과의 호흡은 어땠나. "가장 많이 붙었고, 가장 친해진 사람이다. 리딩할 때도 앞에 있어서 많은 얘기를 했다. 친화력이 좋다."
- 하준과의 키스신도 있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츤데레'라는 걸 키스신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간단한 뽀뽀를 할 건지 어른 키스를 할 건지 대화를 많이 나눴다. 내가 땍땍거리니까 시끄러워서 입막음용으로 뽀뽀하는 걸로 콘셉트를 잡았다.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 윤두준와 하준 중 이상형에 가까운 캐릭터는. "하준이다. 윤두준 캐릭터인 수호는 아직 연애가 어설프다. 내가 좀더 어른스러운 걸 좋아하는 것 같다. 능숙한 사랑을 원한다."
- 오현경과 호흡은 어땠나. "오현경 선배님과 인생술집을 같이 찍었다. 그때 재밌게 촬영을 하고 만났던 거라 정말 좋았다. 선배님이 엄청 챙겨줬다. 밝게 대화 나누고 고민도 들어주고 조언도 해줬다. 또 '미녀 공심이'에선 민아의 어머님으로 나왔다. 연결고리가 많아서 더 빨리 편하게 지냈다."
- 멤버들이 조언도 해주나. "우리끼리 만나면 일 얘긴 잘 안한다. 그냥 '옷 이쁘더라' '봤어요' '이런 건 어렵다' 등의 이야기를 나눈다. 대부분 경험담이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자주 만난다. 혜리는 볼링장 가면 있고, 민아와는 발레를 한다. 소진 언니는 수시로 만나서 얘기를 많이 한다."
- 2010년 11월에 데뷔해 꽉찬 8년이다. 아이돌 7년 징크스 이긴 비결은. "내 생각이지만 싸우는 성격들이 아니고, 나이 차이가 있다보니 싸울 일이 없다. 서운한 것도 원하는 것도 고운 말로 왔다갔다 한다. 반말 쓰는 사람들도 없다. 존댓말을 끝까지 쓰는 것도 걸스데이가 오래가는 이유인 것 같다. 민아와 한 살 차인데 아직도 존댓말한다. 그리고 서로를 너무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