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보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
1일 오후 6시 50분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예술단의 공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가 열렸다. 2005년 조용필 평양 콘서트 이후 13년 만의 공연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해 북측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을 포함해 총 1500여명이 객석을 꽉 채웠다.
공연은 가왕 조용필을 비롯해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그리고 걸그룹 레드벨벳까지 11팀(명)의 가수들이 꾸몄다. 사회는 서현이 맡았다. 이날 진행을 맡은 서현은 "이렇게 약속을 빨리 지킬 수 있을지 몰랐는데 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남북 관계에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서현은 지난 2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때 북측 가수들과 함께 ‘다시 만납시다’를 부른바 있다. 백지영, 조용필, 최진희 등이 열창하며 무대를 꾸몄다. 이날 공연 중 가장 북측 반응에 관심이 모아진 레드벨벳도 무대를 잘 마쳤다. 레드벨벳 멤버인 예리는 공연 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박수를 크게 쳐주시고 따라 불러주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과 인사하고 기념 사진도 찍었다. 출연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보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서울에서의 가을 공연이 성사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우리 예술단은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함께하는 합동 공연까지 마친 뒤 귀국할 예정이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