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프는 8일 인천 SK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6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12-4 대승을 이끌었다. 6타점은 KBO 리그 진출 후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 타이. 지난달 30일 대구 넥센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1경기 2홈런'을 폭발시키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1회 2사 2루에서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러프는 3회 장타를 때려냈다. 3-2로 앞선 3회 무사 2루 상황에서 SK 선발 김광현의 4구째 시속 138km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시즌 4호. 비거리는 120m가 나왔다. 6-2로 앞선 4회 무사 만루 찬스에선 1타점 적시타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하이라이트는 5회였다. 10-2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5회 2사 1루 상황에서 다시 한 번 홈런포를 가동했다. SK 불펜 투수 전유수의 3구째 시속 138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중간 펜스를 또 한 번 넘겼다. 3회 나온 홈런과 방향이 비슷했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 8회엔 안타를 연결시키지 못해 '1경기 4안타'엔 실패했다. 그러나 시종일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며 뇌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약점 하나를 지웠다. 러프는 지난해 타율 0.315(515타수 162안타), 31홈런, 12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SK전에선 타율 0.180(50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으로 부진했다. 장타율(0.300)과 출루율(0.276)을 합한 OPS가 0.576에 불과했다. SK의 홈구장인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선 타율 0.194(31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구장별 타율이 가장 좋지 않았던 곳이 SK 원정이었다. 무려 0.515를 기록한 대전과 4할대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인 마산(타율 0.467) 사직(0.412)과 비교했을 때 인천 원정은 '지옥'에 가까웠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 첫 인천 원정에 관심이 모아졌던 상황. 드라마틱하게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의 대승 원동력 중 하나는 '인천 공포증'을 지워낸 러프였다. 그는 경기 후 "공격에서 많은 기여를 해 기쁘다. 상대 에이스(김광현)를 만나 적극적으로 했다. 볼넷도 얻는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