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3'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이 내달부터 배달비를 받기로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치킨값을 더 내게 된다. 자연스럽게 치킨 가격이 인상되는 것. 피자와 햄버거 등 다른 배달음식 업체들도 가격 인상이나 배달 서비스 유료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토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일부 청원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교촌치킨 배달 시 2000원…업계 가격 인상 도미노 조짐
교촌치킨은 내달 6일부터 전국 가맹점에서 배달 서비스 유료화 정책을 시행한다. 교촌치킨에서 배달 주문을 하면 1건당 2000원이 추가된다.
사실상 가격 인상이다. 소비자는 인기 메뉴인 '교촌 허니콤보'를 주문할 때 치킨값 1만8000원에 배달료 2000원을 더한 2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출시된 1만9000원짜리 '라이스치킨'은 배달을 시킬 경우 2만1000원이 된다.
일부에서는 교촌치킨이 가격 인상을 위해 '묘수'를 찾아냈다고 보기도 했다.
치킨 메뉴의 소비자가격을 올리면 불매운동 등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배달비는 '소비자의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반발이 덜할 수 있다. 또 올해 최저임금이 올랐고 배달서비스 전문 업체의 수수료가 1000원 가량 인상돼 소비자들에게 이해를 구할 수 있다.
교촌치킨 측도 "가맹점의 악화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검토된 여러 방안 중 배달 서비스 유료화가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을 시작으로 업계 전반에 가격인상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B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본사에 가격 인상이나 배달 유료화를 계속 요청하고 있는데 정부 눈치를 보는 분위기 같더라"며 "교촌이 올리면 우리도 곧 가격 인상이나 배달 유료화가 실현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또 다른 인기 배달음식인 피자와 햄버거 가격은 들썩이고 있다.
업계 1위인 도미노피자는 피자 가격을 내달부터 500원에서 1000원까지 올린다고 6일 밝혔다. 앞서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는 배달 최소 결제 금액을 올렸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버거킹은 지난달 2일부터 일부 메뉴에 한해 가격을 100원, 맘스터치는 싸이버거 등 인기 버거 제품에 대해 2월 22일부터 가격을 200원씩 각각 인상했다.
소비자들 "사실상 가격 인상"…청와대 국민청원에 불만글 폭주
소비자들은 교촌치킨의 배달 유료화에 대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촌치킨을 성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청원자는 유료화 발표가 있던 6일 "교촌치킨이 배달료를 받는 것은 자신들이 감당할 부분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행동"이라며 "그동안 가게에 직접 가서 치킨을 받을 경우에 할인을 해준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배달료는 교촌치킨이 치킨값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며 "과거 닭값이 내려갔을 때에도 가격 인하는 없었던 교촌치킨"이라고 지적했다.
청원 중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치킨값을 잡았던 것처럼 이번 교촌치킨의 배달 유료화의 문제를 살펴봐달라는 것도 있었다.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지난해 5월 치킨 가격을 올렸다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움직임에 부담을 느껴 가격 인상을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