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삼성 마운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는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 삼성 제공 과연 '오치아이 매직'일까.
삼성 마운드가 환골탈태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9일까지 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8회로 리그 1위다. 최하위 롯데(2회)의 4배. 지난해 이 부문 리그 최하위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황이 1년 만에 180도 바뀌었다. 불펜이 조금 더 안정될 필요는 있지만, 전체적인 마운드 밸런스는 훨씬 나아졌다. 새롭게 투수코치를 맡은 오치아이 에이지(49)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오치아이 코치는 삼성이 익숙하다. 2010년부터 3년 동안 삼성 1군 투수코치를 역임한 경험이 있다. 당시 삼성은 권혁-안지만-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완벽에 가까운 불펜진을 앞세워 KBO 리그를 호령했다. 2011년과 2012년엔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압도적인 마운드를 운영했고, 조력자로 오치아이 코치가 힘을 보탰다. 정점에 오른 2012년 겨울 돌연 일본으로 돌아갔던 그는 지바롯데 투수코치를 거쳐 지난해 겨울 다시 삼성으로 돌아왔다.
기대를 모은 복귀 첫 시즌. 마운드 곳곳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신예 양창섭은 기대를 뛰어넘는 피칭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불안감이 가득했던 '외국인 듀오'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는 안정감을 찾았다. 허리 부상으로 빠진 우규민의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착실하게 채워주면서 하나의 톱니바퀴를 형성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삼성 투수들을 어떻게 보고 있나.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다들 열심히 해주고 있다. 경기 중 실수도 가끔 나오지만, 각자의 능력을 마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해주고 있다."
2011년 아시아시리즈에 앞서 대만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삼성 선수단. 오승환을 지켜보고 있는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왼쪽). 삼성 제공 -처음 삼성 투수코치를 맡았을 때보다 전력이 크게 약화됐는데. "이전이랑 비교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지금 아닌가. 그래서 어려움을 못 느끼고 있다."
-한국에선 양창섭에 대한 기대가 많은데. "완벽한 투수가 되기 위해선 3년 후가 좋지 않을까 싶다."
-3년 동안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나. "올 시즌에는 승패와 상관없이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던지는 게 중요하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어떤 느낌인지 그것만 기억해줘도 큰 성과다. 2년 차부터는 1년 차 경험을 살려서 자기의 능력을 조금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3년 차엔 '계산이 서는 투수'가 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현재 삼성엔 왼손 불펜이 1명이다. 어려움은 없나. "지금 현 상황에선 힘이 떨어지는 왼손 투수를 쓰는 것보다 힘이 좋은 오른손 투수를 기용하는 게 낫다. 왼손 투수를 키워나가는 게 앞으로의 과제 중 하나다."
-투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어떤 건가. "승부다. 마운드에 섰을 때의 피해가지 않고 부딪히는 것. 준비 과정을 충실하게 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역할에 대해 기대가 높다. 부담은 없을까.“ "옛날엔 선수들이 잘해줘서 내가 한 일이 크게 없었다. (여러 부분에서 전력이 약화됐기 때문에) 올해는 나에 대한 평가가 나오는 한 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한 의욕과 작은 긴장감은 항상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