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범죄도시' '박열'이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다 노미네이트 톱3 영화로 꼽혔다.
지난 6일 올해의 백상예술대상 최종 후보작(자)이 공개된 가운데 영화부문에서는 '1987(장준환 감독)'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박열(이준익 감독)'이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다. '1987'은 6개 부문, '범죄도시'는 5개 부문에서 여섯 명의 후보가 선정되면서 사실상 '1987'과 타이 기록을 세웠다. '박열'은 5개 부문에서 수상을 노린다.
최다 노미네이트가 무조건 최다관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높다. 수상 결과는 5월 3일 오후 9시30분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JTBC와 JTBC2에서 생방송된다.
1987 '1987'은 작품상 감독상(장준환) 최우수남자연기상(김윤석) 남자조연상(박희순) 시나리오상(김경진) 예술상(촬영)까지 총 6개 부문에서 인정 받았다. 작품·배우·기술 등 가장 다양한 부문을 통해 노미네이트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치권력에 맞서 신념을 걸고 정의를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해 12월 말 개봉해 2018년 영화계 포문을 활짝 열었다. 역사가 스포일러인 상황에서 그 시대의 아픔과 상처, 그로 인한 희망을 잘 구현해낸 영화로 각광 받았다.
경쾌하고 유쾌한 오락영화가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연말·연초 스크린에서 묵직하고 무거운 소재와 분위기의 '1987'은 관객들이 지지한 영화로 누적관객수 723만 명을 돌파, 대박 성과를 일궈냈다. 영화의 힘이 충분하면 장르성과 통계적 수치를 모두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셈이다. 대공수사처 박처장으로 분해 극악무도한 악역으로 과감한 변신을 꾀한 김윤석, 상부의 명령이 곧 법이라 여겼지만 진실과 처지 앞에서 무너진 대공형사 조반장을 연기한 박희순은 '1987'을 이끈 배우들을 대표해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진정성으로 관객들과 소통에 성공하면서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1987'이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범죄도시 2017년 한국 영화계 최고의 복병을 꼽으라면 단연 '범죄도시'다.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 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화를 오락성 높은 작품으로 탈바꿈 시키면서 뻔한 형사물이 아닌 국내 액션 영화에 한 획을 그을만한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총 누적관객수 688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흥행 톱3를 차지했다.
제작비 70억 원으로 2.5배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가성비 최고의 영화로 무조건 대작, 흥행보증수표만 찾던 영화인들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 받으면서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신인감독상(강윤성) 최우수남자연기상(마동석) 남자조연상(진선규) 신인남자연기상(김성규·허성태) 시나리오상(강윤성) 등 5개 부문에 여섯 명의 후보가 노미네이트 되는 기염을 토했다. 17년만에 입봉한 강윤성 감독을 필두로, 마동석을 완벽한 주연배우로 안착시킨 점, 진선규·김성규·허성태 등 무명생활이 길었던 배우들을 발굴해내고 재발견 시킨 것 역시 백상예술대상은 놓치지 않았다.
박열 명불허전 이준익 감독이다. 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사도'와 '동주'로 영예의 대상 주인공이 됐던 이준익 감독은 '박열'을 통해 2년만에 다시 한번 백상예술대상의 문을 두드린다. '박열'은 이번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 최우수여자연기상(최희서) 신인여자연기상(최희서) 신인남자연기상(김준한) 시나리오상(황성구)까지 5개 부문 후보로 선택 받았다. 이준익 감독이 첫 기획 이후 20여 년만에 영화화 시킨 '박열'은 1923년 도쿄에서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시대적 메시지와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감독의 연출까지 3박자가 고루 맞는 작품으로 호평 받았다.
'저차원적이고 편협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팩트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역사를 바로잡는데 더 좋다'는 이준익 감독의 깊은 뜻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누적관객수 235만 명을 끌어 모으며 저예산 알짜배기 흥행으로 목표 달성에도 성공했다. 극중 가네코 후미코 역할을 맡아 완벽한 일본인 연기를 펼친 최희서는 최우수여자연기상과 신인여자연기상에 동반 노미네이트 되는 쾌거를 이뤘고, 낯설지만 기품있는 비주얼로 단번에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한 예심판사 다테마스 역의 김준한은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상 후보로 쟁쟁한 후보들과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