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라스 베로나 공격수 이승우. [헬라스 베로나 페이스북]이탈리아 프로축구 헬라스 베로나에서 활약 중인 기대주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모처럼만에 잡은 출전 기회에서 특유의 공격 본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가벼운 몸놀림과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여 구단 안팎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승우는 15일 이탈리아 볼로냐의 스타디오 레나토 달라라에서 열린 볼로냐와 2017-18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원정경기에서 후반 23분 교체투입돼 경기 종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승우가 공식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건 지난 2월5일 AS 로마전 이후 2개월만이다.
한동안 실전 감각을 쌓지 못했지만, 이승우의 움직임은 위협적이었다. 모처럼만에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20여 분 간 그라운드를 누비는 동안 공격과 수비 모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팀 전술에 맞춰 전방 압박에 참여하다가도 역습 기회가 생기면 과감한 돌파로 공격에 기여했다. 후반 34분 속공 찬스에서 트레이드마크인 쾌속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를 제쳐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상대 페널티 박스 내부에서 공간을 파고들다 수비수의 파울에 걸려 넘어진 장면은 페널티킥을 얻어낼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TV 중계화면에 돌파를 허용한 상대 수비수가 이승우의 팔을 낚아채는 장면이 잡혔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후반 43분에는 상대 아크 서클 부근에서 위력적인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볼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헬라스 베로나 관련 소식을 전하는 지역지 '헬라스 1903'은 경기 후 이승우에게 평점 6점을 매겼다. 헬라스베로나가 0-2로 완패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4~5점대 낮은 평점을 받은 가운데, 후반에 교체 투입돼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은 이승우가 팀 내 최고 평점의 주인공이 됐다. 헬라스 1903은 이승우에 대해 "볼로냐와 경기를 통틀어 유일하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곁들였다.
이승우의 활약은 8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표팀 구성을 준비 중인 김학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에게도 희소식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정한 김 감독은 대표팀 최전방에 A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 백승호(페랄라다) 등 해외파 선수들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또래 선수들에 비해 한 수 위 기량을 입증한 이승우가 출전 기회를 꾸준히 얻어 실전 감각을 회복한다면 큰 힘이 된다. 김 감독은 조만간 이탈리아로 건너가 이승우의 몸 상태를 직접 체크할 예정이다.
이승우 관계자는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해야하는 팀 사정상 출전 기회가 적은 건 사실이지만, 이승우는 '경쟁력 있는 공격 옵션'으로 구단 안팎에서 인정 받고 있다"면서 "선수 자신도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수비 가담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약점을 보완하는 시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