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다룬 영화 '그날, 바다(김지영 감독)'가 정치 시사 다큐멘터리영화 사상 최고 오프닝 성적을 거두며 극장가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그날, 바다'는 17일까지 23만5456명을 누적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4주년이 되는 날이었던 지난 16일 20만 명을 돌파, 관객들의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놀라운 흥행력을 보이고 있다. 정치 시사 다큐멘터리영화 사상 최고 오프닝을 기록한 '그날, 바다'는 곧 '공범자들(26만 명)' 기록도 넘어설 전망이다.
'그날, 바다'의 관람객 평점은 9.88점으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리뷰가 늘어날수록 점수가 떨어지는 것과 달리 '그날, 바다'는 상영을 거듭할수록 점수가 점점 상승하는 추세라 최종 성적에 대한 영화계의 시선 역시 비상하다.
관객들은 '감정적 호소가 아닌 과학적으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 '신파도 감성팔이도 아니다' '지겹지 않냐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 '보는 내내 사람들의 탄식으로 가득 찼다' '아이들과 함께 보러 갔다. 오늘 한 가장 의미 깊은 일' '나는 정말 모르는 것이 많았구나… 진상 규명이 되는 날까지 잊지 말자'는 감상평을 남겼다.
관객뿐 아니라 국회의원·아나운서·배우·가수 등 각계각층 인사들도 '국민' 한 사람으로서 찬사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어두운 진실의 단편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세월호특별위원회 위원장 전해철 국회의원은 '세월호의 진실을 찾고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자는 그날의 다짐을 오랫동안 함께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조승래 국회의원은 "그날, 바다만이 알고 있던 진실이 이제 유가족과 전 국민에게 드러난다. 진실을 위해 함께해 달라"고 독려했다.
특히 '그날, 바다'의 노개런티 내레이션을 맡으며 초반 주목도를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정우성은 인스타그램에 셀프 영상까지 남기며 '그날, 바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정우성은 "내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그날, 바다'는 참사 이후 4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해 추적하는 다큐멘터리영화다. 더 많은 분들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리는 마음으로 함께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가수 이승환은 '그날, 바다'의 엔딩곡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곡 '가만히 있으라'가 사용됐음을 밝히며 '세월호 4주기에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이 노래로 대신해 봅니다'라고 애도의 마음을 내비쳤다. 가수 스윗소로우 인호진은 영화 해시태그와 함께 티켓 인증 사진 및 노란색 리본 사진을 게재해 추모에 동참했다.
흥행과 관심의 이유에 대해 김지영 감독은 "'감정적 호소가 아닌 이성적으로 세월호의 궁금증들을 퍼즐 조각 맞추듯이 풀어 줬다'는 평을 보았다. '사람들에게 과학적이면서도 제대로 다가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서로 반대되는 의견이 있다고 해도 마음을 열고 찾아가야 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날, 바다'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를 추적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침몰 원인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과 증거로 접근했다. 인천항 출항부터 침몰에 이르기까지 세월호에 어떤 일들이 발생했는지 파악하고 팩트를 기반으로 재현해 세월호 침몰 원인을 분석한 것.
또 정부가 세월호 침몰을 ‘단순 사고’로 발표할 때 핵심 물증으로 제시한 'AIS 항적도' 분석에 집중하며 침몰 원인을 살펴보는 한편, 각종 기록 자료를 비롯해 물리학 박사를 포함한 각계 전문가들의 자문하에 사고 시뮬레이션 장면을 재현했다.
방송인 김어준은 "민간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을 담았다. 다만 답을 내리는 건 민간인들이 해결할 수 있는 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후는 국가기관이 할 일이다"면서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는 시점이 오면 그때 이 영화가 타임캡슐처럼 다시 사용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여전히 주목하고 있는 사건이다. CNN·BBC 등 유력 외신 언론들도 '그날, 바다'를 관람한 뒤 궁금증을 쏟아 냈다는 후문. 단순한 영화, 다큐멘터리가 아닌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보고 영상'으로 '그날, 바다'는 그 목적에 진정성을 뒀고, 그 진심을 관객들은 외면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