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아이스쇼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차준환(17·휘문고)이 활짝 웃었다. 차준환은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인공지능 LG ThinQ 아이스 판타지아 2018' 아이스쇼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굉장히 기분이 좋다. 올림픽까지 응원해주셨던 국민, 팬 여러분을 다시 한 번 만나뵐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함께해준 세계적인 선수들과 후원사, 팬,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아이스쇼는 차준환의 피겨스케이팅 인생에서 치르는 첫 번째 아이스쇼였다. 차준환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서 무대를 만들다보니까 좀 더 멋진 무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서로 호흡을 맞춰가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좋았다"며 웃고는 "아무래도 첫번째 아이스쇼 데뷔무대여서 긴장도 되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선수들과 함께 한 덕분에 여기 와주신 관중 여러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평창'은 잊기 어려운 순간이다. 1부에서 평창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이었던 '일 포스티노'를 선보인 차준환은 "'일 포스티노'는 좀 더 뜻깊다. 바로 이 곳(목동)에서 다시 올림픽으로 가는 길을 이뤄냈고, 몸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올림픽에서도 잘 마무리했다"며 "그래서 좀 더 감회가 남달랐다. 1부에선 선수들이 올림픽 프로그램 많이 해서 평창 감동을 재현하지 않았나 싶다"고 돌이켰다.
컴페티션(경기)과는 분명 다른 무대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특히 2부에서 선보인 션 멘데스의 '데어즈 낫씽 홀딩 미 백(There's Nothing Holdin' Me Back)'은 지금까지 차준환이 선보였던 갈라쇼 프로그램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안겨줬다. 차준환은 "사실 이제까지 비슷한 장르 쪽으로만 무대를 치렀다. 이번 아이스쇼 통해서 여러 가지 장르를 소화해내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며 "앞으로 경기 때도 다양한 장르로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이스쇼의 또다른 수확은 역시 함께 한 선수들이다.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셴코나 평창 여자 싱글 금-은메달리스트 알리나 자기토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같은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아이스쇼를 준비하는 건 이제 갓 '유망주' 딱지를 뗀 차준환에겐 무척 뜻깊은 일이다. 그는 "평창 전부터 알았던 선수도 있고, 평창에서 맺어진 인연들이 베이징까지 가는 우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타면서 좀 더 무대를 단단히 만들 수 있었다"고 반겼다.
3일 동안 총 9000여 명의 관객이 모인 이번 아이스쇼는 차준환의 가능성, 그리고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보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넓혀갈 수 있음을 보여준 가능성으로 평가받는다. 차준환은 "(대중화를 말하기엔)아직 많이 부족한 선수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피겨 대중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아이스쇼를 마무리한 차준환은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차준환은 "아이스쇼 전부터 조금씩 새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바뀐 룰도 잘 이해하고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시즌에도 차근차근 경기를 잘 풀어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