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14-8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김원중이 경기 초반 안정감 있는 투구로 무실점을 이어갔고, 타선은 5회까지 홈런 네 개를 때려내며 13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 팀 최다 득점이다. 타선 정상화의 주역인 이대호와 민병헌이 나란히 홈런을 때려냈다. 이대호는 최근 6경기에서 7홈런, 민병헌은 이적 뒤 처음으로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공격력만큼이나 4회에 보여준 수비 집중력이 돋보였다. 김원중은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베테랑 타자들과 차례로 재대결을 했다. 선두타자 박경수를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앞선 승부에서 2루타를 맞은 황재균에겐 좌측 선상 날카로운 타구를 허용했다. 안타성이었다.
3루수 한동희가 몸을 날렸다. 타구 방향과 속도를 판단해 한 박자 빨리 다이빙캐치를 시도했다.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강견을 과시하며 송구를 했다. 발이 느리지 않은 황재균이지만 정확한 송구에 범타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한동희는 앞선 1회 실책을 범했다. 2사 뒤 로하스 멜 주니어의 뜬공을 잡지 못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6시 40분에서 7시 사이엔 조명에 가려 타구를 놓치는 경우가 잦다. 공은 1m 옆에 떨어졌다.
나올 수 있는 실책이지만 한동희이기에 우려가 컸다. 그는 주목 받는 신인이다. 수비력은 전문가들도 인정했다. 그러나 두산전에서 3월 28일 두산전에서도 뜬공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위축될 수 있었다. 정작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아냈다. 경기 전 조원우 롯데 감독이 평가한대로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이어진 상황은 우익수 손아섭의 근성 있는 플레이가 사기를 높였다. 이진영의 홈런성 타구가 우측 담장을 향했다. 탄도가 높은 타구였기에 체공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낙구 지점을 포착하기 어려웠다. 손아섭은 담장 앞에서 점프 캐치를 시도했다. 몸의 균형이 무너졌지만 공을 글러브로 들어갔다. 롯데는 5-0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KT 타선의 화력을 감안할 때 안도할 수 있는 점수 차는 아니다. 수비에서도 신·구 조화를 보여주며 선발투수에게 힘을 보탰다.
롯데는 이어진 5회 공격에서 8득점을 하며 전세를 가져왔다. 신본기, 이대호, 민병헌이 홈런을 때려냈다. 좋은 수비 뒤에 기회가 왔고, 놓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