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금 근로자의 실질구매력 증가율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임금 상승이 0.8%에 그쳤고, 임금 근로자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질구매력은 한 국가의 임금근로자 전체 소비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 엿볼 수 있는 지표다.
한국은행과 고용노동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실질구매력은 2016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2011년(-0.2%)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에 해당한다. 실질구매력 증가율은 2012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전년 대비 5.0%를 기록한 데 이어 2013년 5.1%, 2014년 4.5%, 2015년 5.1% 등으로 5% 안팎을 유지했다.
이 같은 실질구매력 증가율이 급락한 것은 어려운 고용 사정과 연결된다. 작년 임금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41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질임금은 근로자들이 손에 쥐는 명목임금에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급여 수준이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2011년(-2.9%) 이후 가장 낮았다.
임금근로자는 지난해 1993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임금근로자 증가율도 1998년(-8.3%) 이후 19년 만에 최저였다.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기업들이 비용 줄이기에 나서며 채용을 꺼렸고 직원들에게 주는 급여를 늘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