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이경(29)이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이준기 역을 통해 제대로 물을 만났다. 전작이었던 KBS 2TV '고백부부'에 이어 '으라차차 와이키키'로 코믹 본능을 쏟아냈다. 청춘들의 애환을 웃프게 풀어내며 공감 코드를 유지했다. 강력한 몰입도를 자랑했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60분이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줄 모를 정도로 빠져들게 했다. 그 중심엔 이이경이 있었다. 똘기 충만 생계형 배우 이준기 역에 몰입해 코믹 본능을 제대로 발산했다.
종영 당일 이이경은 동료 배우 정인선과의 열애 사실을 인정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열애 기사 보도 시점이 아쉽다고 토로한 그는 드라마 팬들에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 차기작을 일찌감치 정했다. MBC 새 월화극 '검법남녀'로 복귀한다. 쉼 없이 일해도 힘들지 않다는 그는 에너자이저의 면모를 뿜어냈다. 예능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MBC '이불밖은 위험해'와 올리브TV '서울메이트'를 오가며 맹활약 중이다.
-종영 소감은. "연장이라는 것도 처음 해봤고 이렇게 대사가 많은 것도 처음이었다. 모든 게 처음이라 느끼는 게 많았다. 반응이 이렇게 좋았던 것도 사실 처음이다. 끝까지 힘 잃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코믹의 연장선상이었다. "'고백부부'를 찍어준 카메라 감독님과 조명, 제작부가 그대로 다음 작품을 같이 했다. 어떻게 보면 카메라 감독님은 거의 1년 동안 날 찍어준 것이다. '고백부부'는 예능드라마였지만 매신 감동과 눈물이 있었다. '와이키키'는 코미디를 주로 다뤘다. 외적으로 웃기기보다 셋(김정현, 이이경, 손승원)의 케미와 상황이 센 거라 다르게 작용했다. 똑같은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코미디로 제대로 놀아본다는 느낌으로 했다."
-하면서도 웃겼던 신을 꼽는다면. "촬영에 들어가면 잘 안 웃는 성격인데 거북이랑 호흡을 맞출 땐 너무 웃겼다. 타이밍 맞춰서 들어가고 나와야 하는데 거북이가 나올 때는 카메라를 돌려놓고 15분 넘게 기다렸다. 거북이 자극을 주면 들어가더라. 근데 나오는 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한번 들어가면 안 나왔다. 모두에게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나오면 연기를 해야 하니 들여다보며 기다렸다. 언제 거북이와 연기를 해보겠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
-현장 분위기는. "현장에선 캐릭터를 잘 잡아서 그런지 각자 어떤 애드리브를 던져도 캐릭터대로 잘 받아줬다. 준기스럽게 던지면 수아스럽게 받아줬다. 또래가 함께하니 애드리브가 자연스러웠다. 감독님이 대사 끝나고 컷을 잘 안 외친다. 그럼 배우들끼리 그 분량을 다 채웠다."
-가장 애드리브에 재능을 보인 사람은. "나인 것 같다.(웃음) 내가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가장 돋보였다고 생각하는 장면은. "자동차 '레베카'가 극 중 준기 차로 해서 나온다. 그걸 좀 살리고 싶었다. MBC '무한도전'에서 상남자 특집 때 보면 마네킹을 구하는데 마네킹 이름이 레베카였다. 마네킹을 사람처럼 대했다. 우리 집에 있는 인공지능 친구도 이름이 레베카다. 그래서 자동차 이름도 레베카로 불렀는데 나중엔 대본에도 레베카로 나왔다. 하나의 인격체처럼 나와 기분이 좋았다."
-시즌2 제안이 온다면. "시즌2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건 시즌1이 성공적이었다는 말이 아닌가. 배우로서 행복하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 반대로 내가 했던 준기를 못 뛰어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두려움이 있다."
-준기와 이별하며 많이 울었다고 들었다. "촬영장에서도 대사 하면서 많이 눈물을 흘렸다. 코미디라 울면 안 되지 않나. 감동은 시청자분들이 받아야 하는데 혼자 그 대사를 듣고 슬퍼서 울었다. 그런 장면을 얘기하면서 끝났다는 생각과 함께 눈물이 났다. 아무래도 극 중 김정현(동구)은 감독이고 손승원(두식)은 작가인데 난 배우다. 실제로도 배우다 보니 더 몰입됐다."
-과거 신인시절 어떤 모습이었나. "오디션을 많이 봤다. 단역이나 액스트라도 했다. 어린이극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고 마트 가서 시음 판매도 했다. 그땐 다 재밌었다. 순수함을 잃지 않고 달려가는 준기의 모습이 제일 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