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백상예술대상의 수상 결과를 통해 지난 1년간 대중문화 흐름이 한 눈에 읽혔다.
TV 부문 대상은 tvN '비밀의 숲' 영화 부문 대상은 '1987'에게 돌아갔다. 두 작품 모두 지난해 '웰메이드 수작'으로 브라운관·스크린서 큰 사랑을 받았다. 과거 한류 드라마와 영화를 중심으로 인기 스타들이 눈에 띄던 모습도 사라지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각광 받고 있다.
남녀 최우수 연기상은 끝까지 경쟁이었다. TV 부문은 '비밀의 숲'에서 완벽한 검사로 변신한 조승우가 '미스티'에서 프로페셔널한 앵커를 연기한 김남주가 영예를 안았다. 영화는 '1987'의 김윤석이 데뷔 후 첫 백상예술대상의 수상을 만끽했다. 나문희 또한 심금을 울린 '아이 캔 스피크'로 최고령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네 수상자 모두 노미네이트된 후보들과 접전을 벌였다.
올해 첫 신설된 TV 부문 조연상도 치열했다. 그동안 연극계를 주름잡았던 박호산은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줘 수상했고 예지원도 '키스 먼저 할까요'서 보여준 생활 연기로 트로피를 챙겼다. 영화 부문에서는 상 복 없던 박희순이 '1987'로 트로피를 높이 들었고 '침묵' 이수경은 신인상을 놓치고 조연상으로 우뚝 섰다.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은 양세종·허율·구교환·최희서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사임당' '듀얼' '사랑의 온도'까지 단 숨에 주연으로 성장한 양세종과 '마더'에서 성인 연기자 이상의 깊은 연기를 보여준 허율이 TV 부문 신인상에 선정됐다. 영화 '꿈의 제인' 구교환과 '박열'로 신인상 트로피를 10개 채운 최희서도 눈시울을 붉혔다.
예능상은 기존의 희극 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참신함에 손을 들었다. 국가대표에서 예능인이 된 서장훈은 몸개그와 공감가는 토크 모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비보컨텐츠 랩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한 송은이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주철환 심사위원장은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단순한 연기에서 벗어나 공감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방송인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TV 부문 드라마 작품상도 치열했다. 거듭되는 희의 끝에 '마더'가 선정됐다. 일본 리메이크작이지만 원작 이상의 감동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경쟁 부문에도 참여했다. 시즌2까지 제작되며 슬로우 라이프 트렌드를 만든 JTBC '효리네 민박'이 예능 작품상을, 경남 거제여자상업고등학교 '땐스 스뽀츠반'에 소속돼있는 여섯 소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기와 청춘이라는 주제를 아름답게 담은 '땐뽀걸즈'가 교양 작품상을 받았다.
극본상은 첫 입봉작이지만 엄청난 구성과 짜임새를 보여준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에게, 시나리오상은 '1987' 김경찬 작가에게 돌아갔다. 또한 연출상은 '품위있는 그녀' 김윤철 감독이 감독상은 '신과 함께-죄와 벌' 김용화 감독, 신인감독상은 '범죄도시' 강윤성이 차지했다.
주철환 심사위원장은 "백상예술대상은 영상으로 쓰는 대중문화사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다시 과거 수상 기록을 찾아봤을 때 한 눈에 그 시절 대중문화사가 읽혀야한다. 백상의 수상 결과가 시대의 흐름과 분위기, 트렌드 등을 모두 담을 수 있도록 심사숙고해서 심사했다"고 말했다. 영화부문 심사위원장 최동훈 감독은 "영화의 규모나 장르, 소재와 상관없이 모든 영화와 배우, 감독의 면면을 살펴보고 공정하게 심사했다. 역차별 심사가 있지 않도록 신중을 기했고 소외받는 후보가 없도록 꼼꼼히 살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