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이용자수를 보유한 멜론 차트의 허술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킹된 아이디가 버젓이 온라인을 통해 거래됐고 이를 통한 불법 사재개가 성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지속되고 있다. 들끓는 여론 속에서도 멜론 차트는 여전히 "실체가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15일 멜론 차트 관계자는 멜론 아이디 해킹 의혹과 해당 아이디가 불법 사재기에 동원되고 있다는 보도 등에 대해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브로커의 주장으로 사실여부를 파악할 수 없으며, 당사는 이미 여러가지 필터링 로직으로 매크로를 이용한 순위 조작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이슈에 대한 우려에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관련 기관의 협조 요청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답변을 더했다.
지난 12일 MBC '뉴스데스크'가 만난 브로커들은 "1억~3억이면 실시간 차트 1위를 할 수 있다. 멜론의 순위 집계 방식을 해킹을 통해 알아낸 뒤 매크로 같은 맞춤형 프로그램을 돌려 순위를 조작할 수 있다"며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다운로드 횟수와 실시간 노래 듣기를 반복해 순위를 올려 준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 유출된 멜론 아이디가 사용됐는데, 불법 아이디 판매 업자는 "멜론 아이디를 등급에 따라 1200원에서 3000원까지 판매하고 있다. 요즘 멜론 아이디를 찾는 사람이 많아 남은 물량이 없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구체적인 업자들의 멘트가 나온지 나흘이 흘렀지만, 멜론은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의 도움을 구한다는 등 직접적인 움직임은 취하지 않고 있다. 우려에 공감한다는 겉핥기식 답변으로 무마하는 듯한 태도다. "피해 사실 등을 파악해 달라고 수사 기관에 의뢰는 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카카오M 커뮤니케이션팀 방지연 팀장은 "현재로선 계획하고 있지 않은 사안이다. 이용자들의 피해 접수가 없었다. 아이디 도용 및 이용을 막기 위해 본인인증 절차를 강화했다. 비정상적인 이용 파악 모니터링을 강화했고 적발시 해당 아이디에 대한 잠금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추후 상황을 보고 수사 의뢰를 고려할 것이다"는 공식입장을 전했다. 회원정보 해킹 사실을 알고 즉각적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기타 다른 업체들과 달리 멜론은 내부적으로 사태를 쥐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현재 불거진 사재기 논란뿐 아니라, 실시간 차트의 필요성까지도 폭넓게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가온차트 관계자는 "주요 업계 관계자들과 해결을 같이 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킥 오프 미팅을 한 번 했다. 고려할 사안이 크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라서 수사 과정과 추후 대응책을 충분히 검토 후에 발표하고자 한다"며 "법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도 있어 정리가 되는대로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닐로는 가온차트가 발표한 4월 월간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는 1월 장덕철에 이어 4월 닐로까지 6개월도 되지 않아 두 명의 '월간 1위' 가수를 배출했다. 2017년 YG엔터테인먼트는 싸이 '아이 러브 잇'·지드래곤 '무제'·젝스키스 '특별해' 세 개의 월간 1위 곡을, SM엔터테인먼트는 태연 '파인', 엑소 '코코밥' 두 개의 월간 1위 곡을 냈는데 여기에 리메즈가 어깨를 나란히 해 눈길을 끈다. 무명 가수에서 단숨에 1위 가수로 거듭났기에 당연히 대중의 의혹은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