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으로는 프랑스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27·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있다. 그리즈만(1m75cm)은 어릴적 작은키 탓에 수차례 입단테스트를 탈락했지만, 가공할만한 스피드를 앞세워 유로2016 득점왕(6골)에 올랐다. 그는 포르투갈 혈통에 독일식 이름을 지녔다. 어머니가 포르투갈계고, 아버지는 독일과 국경이 인접한 알자스에서 태어났다.
성장 과정처럼 골 세리머니도 독특하다. 트레이드 마크는 ‘전화기 세리머니’다. 양손의 엄지와 새끼 손가락만 펼쳐 전화기 모양을 만든 뒤 리듬을 타며 돌린다. 그리즈만은 “(힙합 스타) 드레이크의 핫라인 블링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춤을 따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즈만은 이 동작을 응용해 TV 광고에도 출연했다.
그리즈만은 컴퓨터 게임에서 나오는 양발을 좌우로 올리는 댄스를 추기도하고, 경기장에 쌓인 눈에 몸을 던지기도하고, 경품으로 마련된 자동차 운전석에 타는 등 다양하고 유쾌한 세리머니를 펼친다.
포르투갈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는 전매특허인 ‘호우 세리머니’를 펼친다. 공중에서 180도 회전을 한 뒤 두 팔을 쭉 뻗으면서 “호우”라고 외친다. 호주 공격수 팀 케이힐(39·밀월)은 캥거루를 연상케하는 ‘복싱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한국 공격수 손흥민(26·토트넘)은 다양한 세리머니를 펼친다. 득점 후 전력질주해 무릎으로 슬라이딩을 하거나, 손으로 하트를 만든다. 손흥민은 “주변에서 (대표적인) 세리머니를 하나 만들어야하지 않느냐고 한다. 난 순간적인게 좋다. 무릎 슬라이딩도 해보고, 핸드 셰이크도 해본다”면서도 “사실 경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세리머니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다는 보장도 없고 순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세리머니는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존재했다. 선수들이 기쁨을 표현하는 동시에 팬들과 함께 나눴다. 1982년 이탈리아 타르델리의 주먹을 움켜쥐고 달리는 세리머니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카메룬 로저 밀러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골을 터트린 뒤 코너킥 부근으로 달려가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때를 기점으로 독창적인 세리머니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베베토의 1994년 미국 월드컵 요람 세리머니, 덴마크 라우드럽의 1998년 프랑스월드컵 모델포즈로 눕는 세리머니가 있다.
세리머니에는 국가의 특성이 담기기도한다. 안정환은 2002년 한일월드컵 미국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할리우드 액션을 비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같은 해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김동성이 안톤 오노(미국)의 석연찮은 동작 탓에 실격을 당하면서 메달을 놓쳤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골을 터트린 이근호는 경례 세리머니를 펼쳤다. 당시 이근호는 상주 상무 소속 육군병장이었다. 이번엔 국군체육부대 홍철과 김민우(이상 28), 무궁화체육단 의무경찰 아산 주세종(28)이 경례 세리머니를 펼칠지 기대된다.
이밖에 세네갈 디우프는 2002년 월드컵에서 골을 터트린 뒤 유니폼을 놓고 동료들과 주위를 돌며 춤을 췄다. 역대 월드컵 세리머니를 살펴보면 양팔을 벌리고 뛰거나, 손가락으로 유니폼을 가르키거나, 기도하는 세리머니가 가장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