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그야말로 ’Star Wars’다. 개막을 30일 앞둔 2018 러시아월드컵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러시아를 수놓을 스타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월드컵을 빛낼 스타 32개국 32명을 소개하고 있다. FIFA가 직접 소개하는 선수라 FIFA의 ’공인’을 받은 셈이다. 일간스포츠는 러시아월드컵을 맞아 각 조별리그에서 맞붙게 될, FIFA가 공인한 대표 스타를 집중 조명한다.
세 번째 주인공은 G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G조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잉글랜드와 벨기에가 자랑하는 스타, 해리 케인(25·토트넘)과 에당 아자르(27·첼시)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격돌한다. 케인은 축구 종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월드컵 무대에서 부진했던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의 자존심이다. 잉글랜드는 A매치만 나서면 펄펄 날았던 케인을 앞세워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맛봤던 조별리그 탈락의 굴욕을 씻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같은 조에 속한 벨기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현재까지 A매치 14경기 연속 무패(10승4무)를 질주하며 ’황금 세대’의 위용을 뽐내고 있는 벨기에의 ’동력’은 역시 아자르다. 화려한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종횡무진 상대 진영을 누비는 아자르는 자타공인 벨기에 황금 세대를 이끄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더구나 벨기에는 아자르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뛰고 있어 이들의 맞대결은 한층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인의 잉글랜드와 아자르의 벨기에는 6월 29일 열리는 조별리그 G조 3차전에서 맞붙는다.
잉글랜드의 ’자존심’ 케인
케인은 우리에겐 손흥민(26·토트넘)의 동료로 조금 더 친숙한 선수이자 의심할 여지 없는 잉글랜드의 최고 스타다. 188cm의 장신을 앞세워 공중전은 물론 피지컬 싸움에서도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연계 플레이는 물론 슈팅까지 뛰어나 소속팀 토트넘은 물론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9세 이하(U-19) 대표팀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케인은 2015년 3월 28일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리투아니아전에서 A매치에 첫 출전해 투입 79초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며 모두를 감탄시켰다.
’반짝’ 데뷔골도 아니었다. A매치 23경기를 뛰면서 12골을 뽑아낸 케인은 특히 지난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 맹활약하며 잉글랜드의 본선행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6월 10일 열린 유럽 지역 예선 스코틀랜드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극적 동점골을 터뜨리는 등 A매치에서 7골을 성공시켰고, 예선 마지막 두 경기에선 주장 완장까지 차면서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로 확고하게 자리를 굳혔다. 여기에 리그에서도 2015~2016, 2016~2017시즌 연속 EPL 득점왕에 등극했고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선정한 2017년 올해의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케인의 이런 활약에 가레스 사우스게이트(48)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도 든든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경기력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케인은 올 시즌 30골 2도움을 기록하며 모하메드 살라(26·리버풀)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지만, 부상 이후 보여준 모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슈팅 수는 물론 패스 성공률, 터치 수 등 모든 면에서 부상 전보다 한층 저하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득점왕 경쟁을 의식한 탓에 부상에서 무리하게 일찍 복귀하느라 기량이 저하됐다는 해석이다. 잉글랜드의 공격을 책임져야 할 케인의 부진에 영국 언론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케인의 최근 부진은 잉글랜드에 큰 문젯거리가 될 것"이라고 걱정을 감추지 않았다.
벨기에의 ’동력’ 아자르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한국의 조별리그 상대였던 벨기에는 4년 전보다 한층 강해지고 안정된 모습이다. 벨기에 ’황금 세대’로 불리는 선수들이 보다 많은 경험을 쌓고 기술을 갈고 닦아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던 4년 전 ’황금 세대’들은 월드컵과 2016 유럽선수권대회를 거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했고, 벨기에 축구대표팀을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로 이끌었다. 로멜로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케빈 더 브라위너(27·맨체스터 시티) 티보 쿠르투아(26·첼시)는 물론 EPL과 유럽 주요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이렇게 화려한 벨기에 ’황금 세대’의 중심에 있는 선수가 바로 아자르다.
아자르는 EPL 최고의 ’슈퍼 크랙(경기의 흐름을 개인 기량으로 뒤집을 수 있는 선수)’으로 꼽힌다. 장기인 화려한 드리블을 앞세워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민첩한 움직임으로 최적의 공간을 찾아 침투한다. 볼 키핑 능력도 좋고 스피드도 뛰어난데다 체력까지 좋아 ’크랙’이라는 말에 걸맞는 플레이를 자주 선보인다. 17세의 나이로 벨기에 축구대표팀에 ’월반’ 발탁돼 그 뒤로 꾸준히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아자르는 어느새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베테랑이 됐다. A매치 83경기 출전 21골을 기록 중으로, 골 결정력은 다소 아쉽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자르는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4년 전 첫 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들이 대부분 현재 대표팀에 있다. 우리는 4년 동안 경험을 쌓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알고 있다"고 얘기한 아자르는 "우리의 목표는 월드컵 결승이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당히 우승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