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처음 도입되는 헤드셋 사용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앞두고 하루 전날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헤드셋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대한축구협회가 브리핑한 내용은 차두리 코치와 채봉주 분석관이 23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워크숍에 참석해 듣고 온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다. FIFA는 이 자리에서 월드컵 출전국 참석자들에게 러시아 월드컵에 도입하는 헤드셋의 장비와 영상, 데이터 제공 방식 등을 설명했다.
FIFA는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전자장비 사용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는 비디오판독시스템(VAR)과 함께 벤치에서의 헤드셋 착용이 처음으로 허용된다. 하지만 당초 FIFA에서 이야기한 것과 달리 벤치로 영상을 전송할 수 없고, 사진(캡쳐)만 전송이 가능해 워크숍에서도 참가국들의 의문이 제기됐다. 이 점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FIFA 측에서 이번에는 시험적으로 테스트해보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며 전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설명한 내용에 따르면 FIFA는 각 팀에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코칭스태프가 영상을 분석해 감독에게 그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헤드셋과 태블릿 PC를 나눠주기로 했다. 또 기자석에 각 팀의 경기 분석관 3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한다. FIFA는 분석관 3명을 테크니컬 스태프 2명, 메디컬 스태프 1명으로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실시간 영상 역시 기자석에 위치한 3명의 스태프에게 전달되며, 분석관들은 이 영상을 보고 벤치에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벤치에는 태블릿 1대와 헤드셋 2개가 주어지며 감독이나 코치 중 누가 사용해도 상관이 없다. 감독은 기자석의 코칭스태프가 분석한 경기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곧바로 작전에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카메라에선 전체화면 영상과 골대 뒤쪽 영상 등이 제공되고, 메디컬 스탭의 경우 실시간 영상과 부상당한 시점에서 장면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기능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FIFA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는 슈팅과 크로스, 파울, 패스, 볼 점유율 등이며 벤치에는 영상이 아닌 사진(캡쳐)만 태블릿으로 전송할 수 있다. 선 그리기, 간단한 메시지 삽입(영어) 역시 가능하며 사진을 전달하며 헤드셋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락커룸 역시 벤치에 전달된 사진만 전달이 가능하며, 락커룸에 설치된 TV를 통해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설명이 가능하다.
헤드셋 도입으로 코칭스태프의 전력 분석 역량이 이번 월드컵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자석에 자리할 3명의 분석관 중 한 명을 메디컬 스탭으로 둘 지는 아직 고민 중"이라며 "온두라스전에서는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와 전경준 코치, 그리고 채봉주 분석관이 올라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오는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온두라스 평가전 때도 헤드셋을 착용하고 선수들을 지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