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법남녀'가 빠른 스토리 전개로 호평받고 있으나 정유미가 맡은 여주인공 캐릭터가 민폐 여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2% 아쉬운 대본이다.
29일 방송된 MBC 월화극 '검법남녀' 11, 12회는 법의관 정재영(백범)과 검사 정유미(은솔)이 진범에 의해 누명을 쓴 형사 이이경(차수호)의 결백을 밝혀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유미는 도주한 진범을 찾았지만, 이내 위기에 빠졌다. 박준규(강동식)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났다. 도주 중인 범인을 검거하는 데 성공, 사건을 일단락지었다.
이이경에게 누명을 씌운 진범을 잡는 과정도 과정이지만, 공항 화장실에서 갑작스럽게 죽음에 이른 한 중년 남성이 툭수부검실로 옮겨진 이후 펼쳐진 이야기가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정재영이 부검을 하려던 순간 부검영장을 들고 들어온 정유미가 나가지 못하고 정재영과 함께 특수 부검실에 격리됐다. 메르스 때문인지, 아니면 타살인지 사건의 진실을 알아야 했던 정재영은 부검을 시작했고 정유미를 이를 도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나 잔뜩 겁에 질렸던 정유미는 부검할 때 사용한 메스에 손을 베였다.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며 엔딩을 맞았다.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극적인 요소는 좋았으나 '위기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장치로 꼭 여주인공을 이용했어야 하는가?'란 의문이 들었다.
이는 '검법남녀' 초반부터 지적받았던 점이었다. 정유미가 맡은 은솔 검사는 일명 '촉검사'로 불렸다. 평소 미국 수사물의 광팬이었던 그는 동부지검으로 발령받은 뒤 한껏 신이 난 모습으로 사건 현장에 나타났다. 수사에 방해되는 행동을 일삼아 정재영에 지적을 받았다. 민폐 여주인공의 위기감이 드리웠으나 11, 12회 방송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부잣집에서 자랐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홀로서기를 하며 검사가 된 인물이 아니던가. 하지만 회차를 거듭하며 그려지고 있는 '검법남녀' 속 은솔은 주체적인 여성과는 거리감이 있는 상황. 사건 수사에 방해가 되고 있다. 열연을 펼치고 있는 정유미의 연기력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으나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감출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