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래퍼들의 범법 행위와 논란으로 힙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다시 커지고 있다. Mnet '쇼미더머니'·'고등래퍼' 등으로 보여준 건전한 힙합문화의 이미지를 한 순간에 무너뜨렸다. 30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준강간 혐의로 구속된 정상수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준강간죄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했을 때 적용된다.
정상수는 지난달 22일 새벽 고양시 일산동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 여성은 당시에는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가 나중에 이를 알게 돼 지난달 25일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다. 조사에서 정상수는 잠에서 깬 후 합의에 따라 이뤄진 성관계였다며 준강간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Mnet '쇼미더머니'로 얼굴을 알린 정상수는 수차례 경찰서를 들락날락했다. 지난 3월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인도에서 폭행 사건을 일으켜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올해 2월과 지난해에도 음주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거나 술에 취해 다른 손님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 조사를 받았다.
'쇼미더머니' 출신 씨잼과 바스코는 마약 혐의로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따르면 씨잼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혐의로 구속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씨잼은 2015년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등에서 수차례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으며, 채취한 모발에서 마약류 양성반응이 확인됐다. 바스코도 2015년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자택에서 세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랩스타들의 추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이언은 2016년 3월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같은 해 여자친구 폭행, 협박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 봉사활동 80시간을 선고 받았다. 이센스는 지난 2011년 2012년 2014년 세 차례에 걸쳐 경찰에 대마초 흡연이 적발, 2015년 7월 징역 1년 6개월 및 추징금 55만 원의 실형을 선고받아 지난 2016년 10월 출소했다. 범키는 지난 2014년 마약류인 엑스터시를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쇼미더머니5' 멘토로 출연했던 쿠시는 지난해 12월 코카인을 구매하던중 잠복 중인 경찰에게 붙잡혔다.
계속되는 논란에 힙합에 대한 이미지도 다시 돌아섰다.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등 예능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끈 힙합 장르에 대한 인식이 뮤지션들의 일탈로 한 순간에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 '고등래퍼' 출연자 윤병호, '쇼미더머니' 출연자 도넛맨이 범죄자 옹호 논란에 휩싸이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씨잼이 28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를 통해 "녹음은 끝내놓고 들어간다이"라고 남긴 글에 윤병호는 "사랑합니다. 다녀오십쇼!"라는 댓글을 달았다. 소속사인 어베인뮤직 측을 통해 반성,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윤병호는 "실검 3위의 핫한 남자"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댓글로 "잘못한 게 없는데 인정하고 고개 숙이라니ㅋㅋ 난 괜찮다", "이제 마음대로 해라 윤병호 개념없다~" 등의 글을 비속어를 섞어 올려 대중의 비난을 샀다. 도넛맨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진을 게재하며 "남이 대마초를 피든 말든 뭔 상관"이라는 글을 남기며 씨잼과 바스코의 마약 혐의를 감쌌다. 저항정신으로 출발한 힙합 장르가 일부 유명 뮤지션들의 거듭된 논란으로 범죄 집단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황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