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개념이 잘못됐다" 이준익 감독과 박정민, 김고은이 스크린을 청춘 스웨그로 물들일 전망이다.
4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변산(이준익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익 감독과 주연배우 박정민 김고은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소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다. 이준익 감독은 "사실 오래전에 고사를 했던 작품이다. 시간이 지나 단역 배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럭키'가 흥행해 주인공을 래퍼로 바꿔 연출하게 됐다"고 '변산' 제작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변산'은 이준익 감독이 선보이는 청춘 3부작 중 '동주' '박열'을 잇는 세번째 작품이다. "청춘이라는 단어를 사회적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청춘이 정해놓은 개념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이준익 감독은 "살아있는 순간이 다 청춘이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도 '박열'도 그랬다. 그들은 역사 속 인물이지만 현재 이들을 통한 청춘은 젊어서 청춘이 아니고 살아있음을 끊임없이 증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청춘이다"고 설명했다.
'동주'에 이어 또 한번 이준익 감독과 만난 박정민은 무명래퍼 학수로 분해 자신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에 임했다.
'변산' 크랭크인 2달 전부터 랩 연습을 시작한 박정민은 크랭크업을 하고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반 작업에 필요한 음원 녹음을 위해 1년 가까이 랩 연습에 몰두하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박정민은 "'그것만이 내 세상'을 준비하던 중 이준익 감독님이 대뜸 '정민아, 너 랩 잘하지?'라고 물어보셨다. '비와이 정도는 하잖아'라고 하시더니 또 '도끼 정도는 하지?'라고 하시더라. 그러더니 '에이, 잊어버려'라고 하셔서 천둥을 맞은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촬영할 때 도끼, 더콰이엇, 매드클라운, 던밀스 등 우리나라를 주름잡는 래퍼들 앞에서 랩을 했다. 그것도 하루종일. 너무 창피했다"며 "점심 시간에도 그분들 근처에 못 가겠더라. 감독님이 그분들과 점심을 드시면서 '정민이의 랩 실력이 몇 등 정도 할 것 같냐'고 물어 보셨다. 도끼 씨가 '2차 정도 갈 것 같다'고 했다. 너무 창피했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학수의 동창생으로 꿀 케미를 선보이며 극을 이끄는 선미는 김고은이 맡았다. 김고은 역시 박정민 못지 않게 이번 작품을 위해 체중을 증량하고 수개월에 걸쳐 전라도 사투리를 연습하는 등 '변산'을 위해 배우로서 아낌없는 변신을 꾀했다.
캐스팅 당시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데뷔 이래 가장 핫한 반응을 이끌고 있던 김고은은 '변산' 시나리오를 보고 단번에 출연 결정을 내렸다고. 이준익 감독은 "선미의 멋스러움을 가장 잘 표현할 배우라 생각했다"는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준익 감독은 "사실 처음에는 김고은이 이렇게 유명한지 몰랐다. '도깨비'도 안 봐서 알 기회가 없었다. 근데 알고보니 놀라운 배우였다. 상업영화를 찍으려면 유명한 여배우가 있어야 하지 않나. '누가 있을까' 하다가 김고은이 생각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정민에게 물어보니 '그 분이 안할 것이다'고 하더라. '퇴짜 맞아도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에 제안을 던졌는데 바로 '오케이'를 했다"며 "촬영내내 김고은은 참 잘했다. 준비된 배우다. 그녀가 준비해온 연기에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김고은은 "감독님이 저를 너무 크게 생각하신 것 같다. 이준익 감독님이 주셨는데…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컸다. 함께 하고 싶었다"고 진심을 표했다.
또 "(박)정민 선배와는 학교도 같이 다녔고 개인적으로 연기를 너무 잘한다고 생각하는 존경하는 배우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이런 조합이 나올 수 있을까' 싶어 덥석 결정했다. 그만큼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준익 감독은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통해 다시 열정을 느끼게 됐다. 이 영화가 주인공이 래퍼고 고향에 대한 컨트리한 정서가 믹스돼 어떻게 관객들에게 보여질지 궁금하다. 이상한 이종교배 영화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