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FIFA랭킹 2위) 축구대표팀 공격수 네이마르는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크로아티아(랭킹 18위)와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24분 필리피 쿠티뉴의 패스를 받은 네이마르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 2명을 가볍게 제친 뒤 대포알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부상과 재활을 거쳐 99일 만에 그라운드를 다시 밟았지만,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이었다. 그는 지난 2월 소속팀 파리 생제르망(PSG·프랑스)과 마르세유와 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혀 오른발 발등뼈가 부러졌다.
네이마르의 활약에 힘입은 브라질은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추가골을 더해 2-0 완승을 거뒀다. 최근 A매치 3연승과 함께 10경기 무패행진(7승3무)이다. 브라질 대표팀 치치 감독은 경기 후 "네이마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상태로 복귀했다"라며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라서 이렇게까지 잘할지 기대를 못 했다"고 극찬했다.
네이마르는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넘어 최고를 꿈꾸고 있다. 작년 여름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떠나 PSG로 이적한 이유도 '1인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바르셀로나에서 네이마르는 '축구의 신' 메시에 가려진 '2인자'였다. 바르셀로나는 2014~2015시즌 트레블(정규리그·UEFA챔피언스리그·국왕컵)을 달성했다. 122골을 합작한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삼각편대 덕분이라는 평가였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메시가 독차지했다. 네이마르는 조연이었다.
하지만 PSG 유니폼을 입은 뒤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유럽 프로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인 2억2000만 유로(약 3000억원)를 기록한 그는 명실상부 주인공이 됐다. 대우에 걸맞는 실력을 선보였다. 네이마르는 올 시즌 부상 전까지 30경기에 출전해 28골(17도움)을 몰아쳤다. 동료들도 네이마를 진짜 에이스로 인정한다. 약 2400억원의 이적료로 PSG로 임대 이적한 특급 신예 킬리앙 음바페(프랑스)는 "네이마르를 돕는 것이 목표이자 기쁨"이라면서 "그가 발롱도르를 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 하겠다.
부상 복귀 시점이 불투명했던 네이마르가 건재를 과시하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네이마르는 메시·호날두·에당 아자르(벨기에)·모하메드 살라(이집트) 등 정상급 드리블러들과 화려한 발재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축구팬들은 벌써부터 네이마르가 메시와 호날두를 잇는 '축구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승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브라질은 라이벌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견제할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브라질은 2014년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 1-7로 패하는 굴욕을 겪었다. 당시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결장했다. 네이마르가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통산 6번째 우승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미국 CBS스포츠는 "네이마르가 다시 '미친 골'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브라질엔 희소식, 경쟁팀에겐 악몽"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월드컵 E조에 속한 브라질은 스위스·코스타리카·세르비아와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