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투표율과 개표 방송 시청률, 배달 음식 주문량이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선거나 지방선거 등에서 투표율이 높을수록 배달 음식 주문량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한 뒤 집 등에서 선거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개표 방송을 보면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유권자가 많은 것이다. 개표 방송의 시청률이 높은 경우에도 배달 음식 주문량이 많았다.
투표율 높을수록 배달 주문도 늘어
11일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세 번의 선거일 배달 음식 주문 수의 증가 추이를 공개했다.
선거일은 2014년 6월 4일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수요일)와 2016년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수요일), 지난해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화요일) 당일이다.
눈에 띄는 점은 투표율과 비례해 배달 음식 주문량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투표율을 보면 2014년 지방선거는 56.80%, 국회의원선거는 58.00%, 대통령선거는 77.20%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공교롭게 주문량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월 같은 요일과 비교한 주문량 증가세는 지방선거 때 51.94%, 국회의원선거 때 53.98%, 대통령선거 때 65.78%였다. 투표율이 높은 선거에서 더 큰 폭으로 주문 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전체의 20~25% 정도 규모인 것을 고려했을 때, 전체 배달 음식 주문 수는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주문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투표일이 법정 공휴일이라는 이유가 컸다”며 “일반적인 공휴일 수준으로 주문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반 공휴일 주문량은 평일과 비교했을 때 30~40% 정도가 높다.
배달 음식 주문 수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한다는 것이 우아한형제들 측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날씨와 요일, 월초나 월말, 앞뒤로 연휴가 있는지 등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에 투표율도 주문 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회사가 설립된 뒤 처음으로 투표율과 주문 수의 관계를 살펴봤다"며 “수치상으로 투표율과 주문 수 증가율이 비례관계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국민의 관심도가 높은 선거일수록 집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는 사람이 많고, 자연스럽게 배달 음식 주문량도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번 결과에서는 개표 방송의 시청률이 높을 때에도 배달 음식 주문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KBS를 기준으로 봤을 때, 2014년 이후 세 번에 걸친 선거의 시청률은 투표율과 비례해 증가했다. 2014년 지방선거의 시청률은 5.10%, 2016년 국회의원선거는 10.80%, 2017년 대통령선거는 12.2%로 집계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에 별 관심이 없던 젊은 세대에서도 선거와 개표 방송이 재미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정치와 식문화의 연관 관계가 생겼다는 점에서도 재미있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표 방송 때 시킨 음식 1위는 역시 ‘치킨’
선거일에 가장 많이 시켜 먹은 음식 1위는 '치킨’이었다.
전체 배달 음식 주문에서 치킨이 차지한 비중은 최근 세 번의 선거에서 모두 30% 내외를 차지하며 1위를 했다. 2014년 지방선거와 2017년 대통령선거에서 치킨이 차지한 비중은 34%였고, 2016년 국회의원선거에서는 29%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는 ‘배달의민족’을 통해 치킨을 주문한 건수가 약 16만5000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판결이 있던 지난해 3월 10일 당시 주문 수(16만 건)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방송 9개 사가 진행한 ‘제19대 대통령선거 개표 방송’의 실시간 시청률은 총 40.51%에 달했다. 웬만한 인기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훨씬 웃돌았다.
업계에 따르면 대선 당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는 하루 매출이 전날 대비 2배나 상승했다. 같은 날 BBQ도 매출이 전날 대비 15% 뛰었으며, 어린이날 연휴 특수가 있었던 직전 주보다도 50%나 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에 이어 많이 주문한 메뉴는 중식이었으며 한식과 피자가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 분식과 족발·보쌈도 많이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