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약체.'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근 "한국은 참가에 의의를 두는 수준"이라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네 차례의 평가전 성적은 이런 평가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대표팀은 온두라스(2-0)·보스니아(1-3)·볼리비아(0-0)·세네갈(0-2)와의 평가전에서 1승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더욱 짙게 드리워진 모습이다.
그러나 희망적인 예측이 나왔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실제 선수들의 데이터가 반영돼 사실성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 온라인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4'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절반을 넘는 52%로 점쳐졌다.
게임업체 넥슨은 14일 피파온라인4의 '러시아 월드컵 모드'로 한국이 포함된 F조의 각 경기에 대해 100회씩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뮬레이션 시 전술은 4-4-2를 기본으로 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52%였다. 다만 독일이 3승 전승으로 조 1위를 하고 한국이 첫 상대인 스웨덴을 이긴다는 전제다.
이런 경우 한국이 자력으로 진출할 확률이 25%, 승점 동률로 골득실(한국이 우위라는 가정)까지 따져서 조 2위로 올라갈 가능성은 27%로 각각 나타났다.
한국이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비기거나 졌을 때는 자력 진출 가능성이 한 자리 수로 떨어진다. 비겼을 때에는 8%, 패했을 때는 3% 밖에 안된다.
이는 한국이 두번째 상대인 멕시코와 마지막 상대인 독일에게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한국이 멕시코를 상대로 승리할 가능성은 10%, 비길 확률은 30%, 질 가능성은 60%로 나타났다. 독일한테 이길 확률은 0%였다.
한국이 52%라는 가능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스웨덴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피파온라인4의 시뮬레이션 결과, 스웨덴을 이길 확률은 50%로 그나마 높게 나타났다. 스웨덴은 에이스인 즐라탄 이브라모비치가 대표팀을 은퇴하고 눈에 띄는 유명 선수가 없어 한국과 함께 F조의 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은 "스웨덴을 잡는다면 16강 진출은 승산이 있다"며 "2002 한일 월드컵 때 우리가 그렇게 잘 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있었나.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스포츠의 힘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스웨덴전에서 골을 넣을 태극전사로는 손흥민이 꼽혔다. 손흥민은 이번 조별 리그에서 한국팀 골 전체의 30%를 득점하고, 첫 골을 기록할 확률도 37.5%로 높게 나타났다. 고요한·김신욱·기성용·구자철도 득점 가능성이 높게 나왔다.
스웨덴전 시뮬레이션에서 상대팀 득점원으로는 토이보넨과 마르쿠스 베리, 세바스티안 라르손, 구스타프 스벤손 등이 꼽혔다.
F조의 다른 팀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독일은 멕시코와 스웨덴을 상대로 이길 확률이 각각 60%, 72%로 나타났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을 가능성은 45%, 비길 확률은 35%였다.
넥슨코리아 김용대 사업본부장은 "피파온라인4는 실제 축구 선수들의 경기를 토대로 능력치를 30여 개 항목으로 세분화하고 비교해서 종합 선수 능력치로 반영하고 있다"며 "이번 월드컵 가상 시뮬레이션에는 실제 선수들의 기량이 현실적으로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김 사업본부장은 "(시뮬레이션 결과는 낮게 나왔지만) 실제 경기 결과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대표팀이 그 동안 갈고 닦은 경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좋은 성과로도 이어지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