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수미네 반찬' 김수미가 재료를 넣을 때 하는 부가설명. 계량은 없다. 60년 요리 노하우에서 나오는 눈대중과 감이 최고의 무기였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녹아들며 웃음을 자아냈다.
13일 방송된 tvN '수미네 반찬'에는 묵은지 볶음과 묵은지 목살 찜, 갑오징어 순대를 만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수미는 지난해 11월 직접 담은 묵은지를 들고 와 요리를 시작했다. 묵은지 볶음을 위해선 묵은지를 3일간 물에 넣고 소금기와 젓갈 냄새를 빼야 했다. 그리고 빠른 손놀림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셰프들은 "시작하면 시작한다고 얘기를 해달라"고 요청해 웃음을 안겼다.
자박자박할 정도로 물을 넣으라는 얘기가 추가됐다. 미카엘은 자박자박이란 뜻을 몰라 우왕좌왕했다. 이때 김수미가 "물에 잠길 정도로 적당히 넣어라"라고 설명해줬다. 올리브유 역시 알아서 적당히 넣어야 했다. 마늘도 적당히였다. 요리 고수인 셰프들도 김수미표 요리 전수에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정량화가 되어 있는 그간의 틀을 깨고 우리네 엄마 비법을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
갑오징어 순대를 만들 때도 번개 같은 속도로 요리를 만들었다. 김수미의 손을 두고 "번개 같다"는 말이 언급됐다. 이로써 '번개킴'이라는 애칭이 생겼다. 재료를 넣는 순서가 있었지만, 후추를 먼저 넣어 혼이 난 미카엘. 김수미는 "이 짜샤. 넣는 순서가 있어. 왜 후추를 먼저 넣어"라고 지적했다. 그리곤 "소금은 는둥만둥 뿌려! 후추도 는둥만둥"이라고 표현했다. 양조간장과 식초 비율은 "찍어서 먹어 봐"라고 지시했다. 60년 요리 경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였다.
"어릴 적 엄마의 맛을 더듬으며 요리를 하다가 이렇게 됐다"는 김수미의 말과 함께 먹음직스러운 요리가 완성, 오래도록 묵은 요리의 힘, 묵은지의 힘을 보여줬다.